[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AI 신약 개발사들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이 기술성평가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 판단한다.
| AI 신약 기업들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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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기술성평가를 통과하며 코스닥 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연내 상장이 목표다. 파로스아이바이오에 앞서 지난해 12월 온코크로스도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다. 스탠다임은 지난해 9월 고배를 마신 뒤 재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팜캐드도 기술성평가 신청 자료 준비를 마쳤다.
기술성평가 도전 사례가 잇달아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기술성평가 통과 핵심을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를 통해 도출한 후보물질 ‘PHI-101’의 재발 또는 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다국적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케미버스는 타깃 질환의 최적 표적단백질 및 최적 화합물의 자체 분석 및 발굴이 가능한 AI 플랫폼이다.
온코크로스 역시 근위축증 치료제 후보물질 ‘OC514’에 대한 임상 1상을 호주에서 밟고 있다. 한국파마가 국내 판권을 이전받아 국내 임상 2상을 신청한 상태다. OC514는 온코크로스의 AI 플랫폼을 이용해 발굴한 후보물질로, 국내에서 AI를 통해 도출한 약물이 동물 실험 후 기술 이전된 첫 사례였다.
업계 관계자는 “수십 개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고 해도, 결국엔 그중에 몇 개가 임상에 진입했는지 혹은 진입 가능성이 큰지를 거래소가 중요하게 보는 듯하다. 일반적인 바이오벤처처럼, 임상 1상에 언제 들어가는지를 위주로 평가하는 것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AI 플랫폼이 잘 작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임상이다. 임상을 통해 플랫폼이 잘 작동했고 실험으로 검증되는지를 증명하는 게 기술성평가 통과의 관건일 듯하다. 아직은 파이프라인이 동물실험에 진입하지 못한 기업도 적잖아, 전임상 여부도 기술성평가 통과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기술성평가 신청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파이프라인 진전을 주목한다. 스탠다임 관계자는 “집중하는 기술 모델이 타겟 발굴부터 시작하는 모델이라, 타 기업보다는 임상 진도가 늦을 수밖에 없다. 자체 파이프라인 중 일부는 연내 전임상 후보물질을 선정해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라고 말했다. 권태형 팜캐드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성평가 자료 준비는 완료됐다.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발굴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후보물질이 임상 1·2a상 단계다. 임상에 들어간 파이프라인이 기술력을 입증할 수단”이라고 자신했다.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 외에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AI 신약 개발사들이 많고 비슷한 플랫폼으로 경쟁력 입증이 가능한지가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국내사와의 협력 건수보다는, 유럽 빅파마와 연구 협력 여부를 중요하게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러 기업은 해외에 법인을 세우며 글로벌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시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