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지난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본다.[편집자 주] | 프랑스 사노피의 경구용 다발성 경화증 1차 치료제 오바지오(성분명 테리플루노마이드).(제공=사노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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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노피의 경구용 ‘다발성 경화증’(MS) 1차 치료제 오바지오(성분명 테리플루노마이드)의 미국 내 물질 특허가 지난 3월 만료되면서 올해 매출이 쪼개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오바지오의 지난해 매출은 20억3100만 유로(약 2조9000억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오바지오의 성분인 테리플루노마이드는 유전물질인 DNA 전사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 ‘NF-κB’ 억제제다. 이를통해 T세포 활성과 분열에 영향을 주는 파라마딘 합성에 관여하는 ‘디하이드로태이트 디하이드로젠에이스’(dihydroorotate dehydrogenase)를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지오는 다른 기전을 가진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대비 중추신경계에 활성화된 림프구 수를 줄이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지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각각 2012년 9월과 2013년 8월에 승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EMA보다 1달 이른 2013년 7월 오바지오를 재발성 다발성 결화증의 재발 빈도 감소 및 장애 지연 목적으로 사용가능하도록 시판 허가했다.
하지만 2017년 진행성 다초점 백질뇌병증(PML) 부작용이 확인돼 성장세가 둔화됐다. 최대 의약시장인 미국에서 오바지오 물질특허마저 만료되면서 오바지오의 매출이 제네릭들로 상당 부분 분산될 전망이다. 이보다 앞서 사노피는 약 20여 개 업체가 미국 내에서 오바지오 제네릭(복제약)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바지오의 경쟁 약물이 될 수 있는 재발완화형 다발성 경화증 치료 후보물질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미국 이뮤닉 테라퓨틱스가 1일 1회 경구용 약물로 개발 중인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에 대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디하이드로에이테이트 디하이드로젠에이스에 대한 1세대 억제제가 오바지오이며, 2세대 물질로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을 꼽고 있다. 비도플루디무스 칼슘이 1차 치료 단계에서 오바지오와 관련 제네릭의 사실상 가장 강력한 경쟁 제제가 될수 있다는 얘기다.
독일 바이엘의 ‘베타페론’이나 독일 머크 ‘레비프’, 미국 바이오젠의 ‘아보넥스’ 등 인터페론-베타(IFN-β) 억제제 계열의 주사제도 다양하게 시판돼 있다. 스위스 로슈의 ‘오크레부스’(성분명 오크렐리주맙)이나 미국 TG테라퓨틱스의 ‘브리움비’ 등 6개월에 한번 투약하는 주사제가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다. 이중 브리움비는 임상 3상에서 오바지오 투여군 대비 연간 다발성 경화증의 재발률을 최대 59%가량 낮추는 것이 확인돼 주목받은 바 있다. 사실상 특허 만료와 신규 경쟁약물의 등장으로 오바지오과 관련 제네릭군의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