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DNA 코로나 백신 개발사
제넥신(095700)이 임상 3상에서 비교임상 진행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복기 환자보다 적은 중화항체, 상용화된 백신이 없는 DNA 플랫폼기술이 걸림돌이란 분석이다.
|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계획서 표준안 중 발췌. [자료=식약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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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제넥신 코로나 DNA 백신 GX-19N의 국내 임상 1상 결과, 심각한 이상 반응을 보였거나 부작용으로 임상을 중단한 참가자가 없어 안전성을 확인했다. 다만 중화항체가는 코로나 회복기 환자 대비 9.8%에 불과했다.
중화항체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우리 몸속 무기로 임상시험에서 혈중 중화항체 생성 여부가 백신으로서 중요한 지표다. DNA 백신과 함께 세계 최초로 등장한 mRNA 백신은 회복기 환자보다 평균 2~4배 높은 중화항체가가 나왔다. 화이자 코로나 백신 BNT162b1은 회복기 환자보다 2배 높게, 모더나 코로나 백신 mRNA-1273은 평균 4배 이상 많았다.
업계에서는 제넥신의 GX-19N은 회복기 코로나 환자와 동등한 수준의 중화항체가도 나오지 못하면서, 기존 허가된 글로벌 빅파마의 백신과 비교하기가 힘들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교 임상은 대조약(기존 백신)보다 우월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효능이 나와야만 허가가 나오는 거다”며 “중화항체가가 회복기 환자보다 10% 이하인데 비교임상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백신 개발사들은 비교임상 3상을 할 계획이다. 통상적인 백신 임상 3상은 수만명을 모집한다. 하지만 국내포함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면서 시험자 모집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계획서를 마련해 ‘면역원성 비교임상 3상’을 제시했으며, 대규모 모집 없이도 임상 3상이 가능해졌다.
면역원성은 바이러스 감염성을 없애거나 낮추는 ‘중화항체’ 증가 비율을 말한다. 식약처는 이미 허가된 코로나 백신과 국내 개발 중인 백신의 중화항체를 분석해 면역원성을 비교하고, 이를 통해 백신의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 지침을 만들었다.
다만 아직 중화항체 면역대리지표(ICP)가 정립이 안됐기 때문에 GX-19N의 9.8% 중화항체가에 대해 예방효과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ICP는 백신의 면역원성과 방어효과 사이의 상관성을 분석하고, 기존 백신과 개발 중인 백신의 효능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ICP에서 확립한 중화항체가의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백신의 효능을 인정해준다. 코로나19의 국제적인 기준 ICP는 아직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ICP가 확립되지 않아서 회복기 환자대비 얼마나 중화항체가 생겨야만 예방효과가 생기는지 판단하기엔 이르다”면서도 “그래도 백신이 회복기 환자와 비교해 중화항체가가 10%도 안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부분 회복기 환자 수준 이상으론 나온다”고 설명했다.
제넥신 측은 DNA 플랫폼으로 상용화가 된 백신이 없어 비교임상을 하지 않고 실제 임상을 한다는 입장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식약처가 면역원성 비교를 얘기하지만, 일단 지금 비교임상은 플랫폼 기반으로 한다. 상용화된 DNA 백신이 없어서 비교할 대상이 없다. 비교임상을 하지 않고, 실제 임상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T세포를 통해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넥신 측은 “중화항체가가 낮으면 효능을 발휘하기가 힘들지만 T세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어떤 기전이 효과적인지 명확하게 밝혀진 연구 데이터가 불충분하다”며 “T세포의 역할이 우리는 변이바이러스 방어 효능에서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GX-19N는 회복기 환자만큼 T세포가 나왔다. 얼마전 네이처에 나온 논문을 보면 50% 예방 효과에 중화항체가는 회복기 환자의 3% 정도라는 결과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