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면역 효과 연장과 강화를 위한 추가 접종)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모더나 등 글로벌 백신 개발사의 주가가 강세다. 미국 보건당국은 현시점에서는 부스터샷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백신 기업들의 주가는 이미 부스터샷 기대감이 일정부분 반영된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모더나 백신을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18일(현지시각) 나스닥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모더나(종목코드 MRNA)는 전 거래일 보다 26.76달러(10.30%)오른 286.43달러에 마감했다. 모더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74%나 급등했다.
한편 모더나 주가는 S&P500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에 상승에 탄력이 붙었다. S&P500지수는 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S&P가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우량기업 500개를 선정해 만든 주가 지수다. S&P500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기관 투자가의 패시브(Passive)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수급적으로 호재다.
| (단위=달러)(자료=나스닥)*기준=7월 18일(현지시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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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인 화이자(종목코드 PFE)가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주장, 이를 위한 부스터샷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백신주들의 전반에 주가에 힘이 실렸다. 화이자는 백신 접종 6개월 뒤부터 백신 면역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접종 후 6∼12개월 안에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개발 소식을 밝힌 지난 8일(현지시각) 직후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으로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종목코드 BNTX)의 주가는 12.4% 상승했다. 같은기간 화이자는 2.5% 오르는데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는 주주들에게 희소식”이라며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결국 추가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생산 기업들의 주가는 앞으로도 꾸준히 팔릴 수 있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는게 WSJ의 분석이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종목코드 GILD)가 2013년 C형 간염 치료제인 소발디(Sovaldi)를 승인 받아 수백억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주가도 급등했지만,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현 주가는 소발디 승인 이전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WSJ는 “(코로나19) 백신 판매는 급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더나는 내년치 구매 계약을 확보했고, 2023년 계약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러스를 물리친 국가들도 미래 사용을 위해 복용량을 비축하기를 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데 사용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 다른 수익성이 있는 약물 발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더나 코로나19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깨고 강세로 돌아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9일 전 거래일 보다 1만7000원(1.89%)오른 9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이자가 부스터샷 개발 소식을 알린 지난 8일 이후 8거래일만에 6.5% 상승한 수준이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종목코드 AZN)와 미국 노바백스(종목코드 NVAX)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주가는 보합권이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개발하고 만큼 그 이후 주가의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 약물 대비 시기는 늦지만 3상 성공 가정하에 이르면 내년 1분기 데이터 확보와 승인 신청이 가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등 개선된 보건 상황이 관련 수요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코로나19 검사업체 애보트 래보러토리스(종목코드 ABT)는 최근 재무 전망을 낮추고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시장 수요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