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지난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 본다.[편집자 주]
| 미국 호라이즌 테라퓨틱스(호라이즌)의 정맥주사(IV)형 갑상선 안질환 치료제 ‘테페자’(성분명 테프로투무맙).(제공=호라이즌 테라퓨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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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호라이즌 테라퓨틱스(호라이즌)의 정맥주사(IV)형 갑상선안병증(안구돌출질환) 치료제 ‘테페자’(성분명 테프로투무맙)가 지난해 14억7220만 달러(한화 약 1조9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10억7170만 달러) 대비 37%가량 상승하며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갑상선안병증은 눈 뒤에 근육이나 지방 조직에서 염증이 생겨 눈이 바깥쪽으로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테페자의 성분인 테프로투무맙은 스위스 로슈와 덴마크 젠맙이 공동 개발한 인슐린유사성장인자1형(IGF-1) 수용체 억제 기전을 가진 단일클론항체다. 양사는 유방암이나 폐암, 림프종 등 고형암이나 혈액 종양 관련 적응증으로 테프로투무맙을 연구하다가 2009년 이를 중단했다.
이후 2012년 ‘River Vision Development Corporation’(RVDC)가 안과 질환 관련 테프로투무맙의 연구를 시도했고, RVDC는 2017년 호라이즌에 인수됐다. 이후 호라이즌은 갑상선안병증 및 당뇨병성 황반 부종 관련 적응증으로 테프로투무밥의 임상을 시도했다.
그 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20년 1월 성인의 갑상선안병증 치료제로 테프로투무맙을 승인했고, 바로 다음 달인 2월 호라이즌은 ‘테페자’를 출시했다. 테페자는 일반적으로 3주 간격으로 총 8회 주사하게 되는데, 이런 용법을 적용할 경우 출시 당시 평균 약값은 35만 달러(한화 약 4억6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2021년 초 테페자 복용 시 청력 소실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 2021(ENDO 2021)에서 최소 4회 이상 테페자를 투약한 환자 26명 중 65%(17명)에서 청력소실 관련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런 증상을 호소한 환자 중 4명에서 유모세포 손상으로 인한 ‘감각신경난청’이 발생했거나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감각 신경 난청은 소리가 들려도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청각 장애다.
그럼에도 테페자는 2023년 5월 기준 갑상선안병증 분야에서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청각 장애와 관련해서는 선별적 검사와 모니터링이 실시되고 있으며, 국내 도입은 아직 가시화된 바 없는 상태다.
한편 지난해 미국 암젠이 호라이즌을 총 275억 달러 규모로 인수합병했다. 이로써 호라이즌이 보유하고 있던 테페자나 ‘크라이스텍사’(만성 통풍 치료제) 등 20여 개 이상의 희귀질환 치료제가 암젠의 소유가 됐다.
테페자의 맞설 후발 약물도 개발되는 중이다. 일례로 미국 미라젠 테라퓨틱스가 자회사인 비리디안 테라퓨틱스를 통해 IGF-1 수용체 억제제 ‘VDRN-001’의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한올바이오파마(009420)는 미국 파트너사 이뮤노반트를 통해 자사의 ‘HL161’ DP 대한 갑상선안병증 관련 미국 내 임상 2상을 마쳤으며, 중국에서도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