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 심사 중인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캐나다 바슈롬 코퍼레이션(바슈롬)의 ‘NOV03’과 미국 알데이라(알데이라) 테라퓨틱스의 ‘레프록살랍’ 신규 기전을 적용한 저분자화합물 2종이 그 주인공이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그 가능성을 입증하려는 것이다.
국내
HLB테라퓨틱스(115450)도 미국 관계사를 통해 자사 후보물질 ‘RGN-259’의 안구건조증 관련 네 번째 임상 3상을 시도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해당 물질로 2025년경 신경영양성 각막병증 치료제로 개발완수하기 위한 임상 3상도 병행하고 있다.
| (제공=Northwell Eye Institu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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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타시스·자이드라 등 2종이 시장 주도...“미충족 수요 커”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서 약 3900만 명의 인구가 안구건조증 증상을 앓고 있다. 미국에서 승인된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미국 앨러간의 ‘레스타시스’(성분명: 사이클로스포린) △스위스 노바티스의 ‘자이드라’(성분명 리피테그라스트) 등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이중 레스타시스는 면역억제성 천연물질 유래 약물로 T세포의 면역신호물질 ‘인터류킨’(IL)-2를 억제한다. 레스타시스는 1983년부터 안구건조증 및 류머티스관절염,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에 사용됐으며, 지난 2020년 엘러간을 인수한 애브비가 현재 이 약물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 기준 2016년에 승인한 자이드라는 ‘림프구 기능 연관 항원’(LFA)-1이나 세포 표면의 부착 단백질 ‘인테그린’을 억제해 세포간 결합을 막는다. 이를 통해 림프구 매개 염증 질환을 관리하는 데 쓰인다. 지난 2019년 일본 타케다제약이 개발한 자이드라의 세계 판매 및 유통권을 노바티스가 34억 달러에 이전받았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춘’에 따르면 레스타시스와 자이드라의 성분인 사이클로스포린과 리피테그라스트 관련 약물이 주도하는 세계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2021년 기준 52억 달러(한화 약 6조8000억원) 규모다. 2027년에는 6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레스시타스가 2021년 약 13억 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환자에 따라 체내 면역 환경이 다른 만큼 기존 약물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많았다”며 “각국에서 새로운 기전을 가진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캐나다 바슈롬 코퍼레이션의 ‘NOV03’과 미국 알데이라 파마슈티컬스의 ‘레프록사랍’ 등 2종의 안구건조증 신약 허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제공= 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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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기전 ‘NOV03, 레프록사랍’...美서 허가 심사 착수FDA가 자이드라 이후 약 6년만인 지난해 9월 ‘마이봄선 기능장애’(MGD) 억제제 ‘NOV03’(성분명 플루오로헥실옥탄)의 허가 심사를 개시했다. 이어 FDA는 지난 7일(현지시간) RASP 억제제 ‘레프록사랍’ 등 신규 기전을 갖는 신약 후보물질의 허가 심사에 착수했다. 두 후보물질에 대한 FDA의 심사 결론은 순서대로 오는 6월과 11월에 나올 예정이다.
먼저 NOV03은 캐나다 바슈롬 코퍼레이션과 독일 노발릭이 공동 개발한 물질로, 안구의 가장 자리에서 눈물막의 증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마이봄선 기능을 개선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항염증 또는 면역 조절 방식의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달리 눈물샘을 보전하는 기전을 가진 셈이다. 특히 안구건조증 환자의 90%가 MGD를 겪기 때문에, NOV03의 시판허가 시 시장 내 파장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또 알데이라의 레프록사랍은 2004년 발견된 항염증 관련 신규 타깃인 RASP를 억제한다. RASP는 반응성 알데하이드를 말하며, 세포에 붙어 기능 저하나 염증을 매개하는 분자로 확인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존 항염증 기전을 가진 약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가 수백 만명이다”며 “이미 안구건조증 관련 5건의 임상 3상을 수행하며 여러 효과가 확인된 만큼 승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HLB테라퓨틱스는 미국에서 자사 ‘RGN-259’를 안구건조증 또는 신경영양성 각막병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시도하고 있다.(제공=HLB테라퓨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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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안구건조증 美 3상 준비 중인 ‘HLB테라’...허가는 언제?한편 HLB테라퓨틱스와
유유제약(000220) 등도 항염증 관련 신규 타깃을 노리는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의 미국 내 임상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HLB테라퓨틱스는 미국 관계사 리젠트리를 통해 ‘RGN-259’ 에 대한 안구건조증 적응증 관련 3건의 임상 3상과 신경영양성 각막병증 관련 1건의 임상 3상을 미국에서 이미 완료한 바 있다. RGN-259는 ‘티모신베타4’(Tβ4)를 억제하는 항염증 기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HLB테라퓨틱스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관련 추가 임상 3상을 위해 FDA에 프로토콜 특별평가제도(SPA)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경영양성 각막병증 관련한 ‘RGN-259’ 임상 3상도 추가로 승인받아 환자를 모집하는 중이다.
HLB테라퓨틱스 관계자는 “항염증 관련 약물이 시판됐지만. 안구건조증이 염증이나 각막의 상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한다”며 “최근 등장하는 후보물질을 포함해 병의 징후와 증상을 연관성을 따지기 위해 안과 관련 질환 신약이 되려면 여러 번의 임상 3상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RGN-259 관련 3건의 안구건조증 임상 3상을 400~600명 규모로 했고, 그럼에도 FDA가 확실한 데이터를 추가로 요구했다. 1000명 이상 규모의 네 번째 임상 3상을 시도하려고 FDA에 SPA를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HLB테라퓨틱스에 따르면 현재 RGN-259의 첫 적응증을 신경영양성 각막병증으로 미국에서 허가 심사를 시도할 확률이 높다. 회사 관계자는 “안구건조증 적응증 네 번째 임상이 시간이 수년 이상 필요하다”며 “안구건조증과 달리 확실한 염증질환으로 분류되는 신경영양성 각막병증에 더 집중하고 있다. 2025년경 해당 적응증으로 허가 신청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RGN-259를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개발 완료하는 시점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HLP테라퓨틱스는 2025~2026년 사이 신경영양성 각막병증 치료제로 RGN-259를 미국에서 허가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이다.
이밖에도 유유제약이 자사의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 ‘YP-P10’의 미국 내에서 총 240명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합성 펩타이드인 YP-P10은 항염증 기전과 각막 상피세포 치유 효과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안구건조증 시장 자체가 확대되고 있으며, YP-P10의 세부 기전은 공개하진 않고 있다, 전임상에서 얻은 효과를 임상 2상에서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