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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 1년째 계약금도 못받은 이상한 기술이전…‘전제조건’ 있었다
  • 제넥신이 유럽 임상해야 계약금 수취 가능
  • 거래소 "투자 중요도 따라 제재 가능성도"
  • 등록 2023-07-13 오전 8:50:29
  • 수정 2023-07-13 오전 8:50:29
이 기사는 2023년7월13일 8시5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제넥신(095700)이 지난해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를 해외 관계사에 추가 기술이전(기술수출) 했지만 1년이 넘도록 초기 계약금(선급금) 조차 수령하지 못하고 있다. 제넥신이 계약 이후 1년이 지나도록 계약금을 수취하지 못한 데는 공시에 포함되지 않은 ‘전제 조건’이 있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해당 전제조건은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었던 만큼, 경우에 따라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넥신은 2022년 3월 KG바이오에 추가로 기술이전한 빈혈증 치료제 ‘GX-E4’의 계약금 약 98억원을 여전히 수취하지 못한 상황이다.

KG바이오는 2015년 제넥신과 인도네시아 제약사 칼베 파마(Kalbe Farma)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신규 바이오의약품 및 선별 바이오시밀러를 기술도입해 임상을 거쳐 다시 기술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넥신이 지난달 27일 공시한 기술이전 정정공시.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계약금 수령 시기 두 차례 연기…1년 넘게 계약금도 수령 못 해

제넥신은 2015년 12월 합작법인인 KG바이오에 GX-E4를 총 규모 300만달러(약 37억원)로 기술이전해 모든 금액을 수령했다. 이후 2022년 3월 제넥신과 KG바이오는 GX-E4의 개발권리 지역을 기존 아세안지역과 MENA에서 남아시아, 유럽 및 기타 아프리카 국가까지 확장하는 총 규모 1300만달러(약 158억원)의 추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제넥신은 지난해 12월까지 추가 기술이전에 대한 계약금 98억원을 수령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1월 KG바이오와 합의에 따라 추가 계약의 계약금 수령일을 올해 6월까지로 연장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계약금 수령일을 ‘올해 12월 이내 지급받기로 합의했다’며 두 번째 연장과 관련한 공시를 냈다.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제넥신은 KG바이오와 계약 1년 4개월 가량이 지난 현재까지 계약금 조차 수령하지 못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기술이전에 대한 계약금은 2~3달 내로 지급받기 때문에 계약금 수령 시기가 1년 넘게 지체되는 일은 흔치 않다.

이와 관련해 제넥신 관계자는 “KG바이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당시 제넥신이 유럽 임상을 하기로 이야기 됐고, 유럽 임상이 시작되면 계약금을 수령하기로 계약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전제조건’이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제넥신이 체결한 추가 기술이전과 계약금 수령 시기를 두 차례 연기하는 공시에서는 ‘수령 시기’에 대한 부분만 적혀 있고, 전제 조건에 대한 내용이 별도로 명시돼 있지 않아 일반 투자자들은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계약금 외 마일스톤 금액 500만달러(약 61억원)에 대해서는 ‘유럽 국가의 투석을 위한 BLA 제출시 수령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제넥신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임상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계약금도 12월 안으로는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프론트 비중 60%로 높아…“총 계약 규모 작아 비중 높을 뿐”

이밖에 기술이전 계약금 수령이 미뤄지는 상황 뿐 아니라 반환의무 없는 선급금인 계약금(업프론트) 비중이 60%가 넘는다는 부분도 이번 계약에 또 다른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제넥신은 이번 추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계약금액 1300만달러 중 약 62% 가량인 800만달러를 선급금으로 설정했다. 나머지 500만달러는 마일스톤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선급금은 전체 계약 금액 중 5% 안팎에서 이뤄지고, 많아야 1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설정되는 것과 비교해 제넥신의 이번 계약 선급금 비중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셈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기업이 실시한 기술이전 선급금 비중을 살펴보면 대웅제약-CS파마슈티컬즈 1.78%, 온코닉테라퓨틱스-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 12.5%, 노벨티노빌리티-발렌자바이오 0.95%, 동아에스티-뉴로보 6.5%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관계사에 기술이전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계약 수가 지나치게 많고 선급금 비중이 높다면 기술이전 성과 부풀리기 또는 관계사 기술이전을 통해 투자 자금을 다시 회수하려는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제넥신 관계자는 “총 계약금액이 약 160억원으로 크지 않아 업프론트 비중이 높게 잡힌 것”이라며 “이외 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중요도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도 가능”

한국거래소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과 관련해 세심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만큼 이번 제넥신의 계약금 수령 연기에 대한 공시 등이 투자 중요도에 따라 제재의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술이전 계약의 모든 내용을 공시하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사실임에도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올바른 투자를 하는데 혼란을 줬다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술이전 계약은 당사자들끼리 계약인 만큼 계약금 수령이 늦어지는 경우가 충분히 생길 수 있어 이를 별도로 제재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공시한 기간 내 계약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도의적인 부분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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