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LG화학의 미국 항암제 개발기업 아베오 인수가 최종적으로 성공해 미국 시장 진출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오가 나스닥 상장 기업인 만큼 주주들의 과반 동의가 필요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데, 이사회가 이미 승인했고, 회사가 잘 준비한 만큼 최종 인수 승인 획득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인수는 내년 1분기 내 딜클로징이 예상된다. 회사는 지난 10월 18일 현금 출자 방식으로 아베오를 8131억원을 투자해 지분 100%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베오 이사회는 LG화학이 주당 15달러에 지분 100%를 인수하는 것을 승인했다. 인수 발표일 직전인 17일 아베오 주가가 10.48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약 43%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번 인수는
LG화학(051910) 종속기업인 LG화학 생명과학 이노베이션 센터가 전액 출자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C) Acacia Acquisition Sub가 아베오와 합병하는 역삼각합병 절차로 진행된다. 합병 후에는 아베오가 종속기업으로 LG화학의 손자회사가 된다. 아베오는 미국 보스턴 소재 항암제 전문 개발 기업으로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FOTIVIDA) 품목허가를 받았다. 미국 항암 시장에 전문화된 영업 마케팅 역량과 글로벌 임상 개발, FDA 허가 전문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약 3배 성장한 1500억원으로 전망된다.
50%+1주 동의가 관건...“합병 최종 승인 가능성 높아”LG화학의 아베오 인수는 현재 진행형이다. 아베오 이사회사 합병을 승인했지만, 나스닥 상장사이기 때문에 주주들의 과반수 동의를 얻고,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획득해야 최종 합병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LG화학과 아베오에 따르면 50%+1주의 동의를 얻어야 이번 합병 건이 마무리될 수 있다.
아베오는 12월 26일 기준 시가총액이 약 5억1901만 달러(약 6622억원)로 상장 주식수는 3476만3127주다. 주요 주주로는 루브릭 캐피탈(4.79%), 뱅가드 그룹(4.34%), 뱅가드 토탈 증시 지수 펀드(2.99%), AIGH 캐피탈(2.81%), 워스 벤처 파트너스(1.97%) 등이다. 아베오는 이와 관련 내년 1월 중 주주총회를 열고 지분 매각을 논의해 매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주주 과반 동의 문제와 관련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업계와 시장은 아베오 인수가 최종적으로 승인될 것으로 판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아베오 인수는 두 회사 공통 항암 중심의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의 도약이라는 목표가 함축돼 있다”며 “다양한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주주들의 과반을 얻어 무난한 딜클로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상장사의 경우 주주들의 과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절차가 있지만, 대부분 이사회에서 승인하게 되면 큰 무리없이 합병이 승인된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지분율을 더하면 대부분 과반을 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는 2010년 최고 상업 책임자로 입사해 2015년 CEO로 올라선 마이클 P. 베일리 아베오 대표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관계자는 “아베오 인수는 주당 약 43%의 프리미엄이 붙었는데, 이는 주주들의 과반 동의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주주들을 위한 프리미엄 딜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내년 1분기 합병 완료 전망, 美 진출-1조 클럽 가속화LG화학과 아베오 합병은 늦어도 내년 1분기에 완료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10월 18일에 공식적으로 딜 발표했고, 내년 1분기내 딜클로징을 목표로 관련 업무를 진행 중이다”며 “주총 과반 승인,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 이후 딜클로징 된다.. 통상 딜 발표 이후 클로징까지 3~6개월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아베오 인수에 성공하면 당장 내년부터 미국발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지난해 매출은 약 7600억원 수준으로 아베오 매출이 합쳐지면 비약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약 15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아베오는 내년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 판매가 더욱 확대되면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아베오 실적이 합쳐진다면 LG화학은 연 매출 1조 기업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아베오는 포티브다 외에도 두경부암 치료제 등 임상 개발 단계 항암 파이프라인을 3개 확보하고 있다. 모두 성공한다면 추가로 향후 FDA 승인을 받을 수 있는 만큼 LG화학은 아베오 인수로 짧은 기간에 난도 높은 미국 항암제 상업화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 외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한 통풍치료제와 내년 글로벌 임상 2/3상에 진입하는 비만치료제의 미국 진출 등 자체개발 신약의 미국 시장 진입도 가속화 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LG화학은 그동안 글로벌 신약 개발에서 항암 파이프라인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아베오 인수를 통해 다이렉트로 미국 시장 진출이 가능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FDA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에서 매출이 나오는 제품과 개발 노하우를 확보한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