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2019년 이후 4년째 주권(주식) 매매 거래가 중단된 유전체 진단 및 마이크로바이옴 개발 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의 거래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2015년 이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5년(2016~2020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주식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최근 최대주주 변경 후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고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디엑스앤브이엑스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개선 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만큼 거래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만약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 유지가 결정되면 이르면 오는 4월 초쯤 주권매매 거래가 재개될 전망이다.
| 디엑스앤브이엑스 CI. (사진=디엑스앤브이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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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위원 9명 중 과반 이상 찬성해야 상장 유지22일 제약·바이오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디엑스앤브이엑스는 한국거래소에 2022년 외부감사보고서 제출을 준비 중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12월 제출한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에 대해 2022년 외부 감사의견을 살펴보고 주권매매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심의 속개)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지난달 한국거래소로부터 심의 속개 답변을 받으면서 주권매매 거래 재개 여부 판단이 미뤄졌다.
신라젠(215600)과
코오롱티슈진(950160) 등의 제약·바이오기업이 차례로 거래재개가 되면서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주권매매 거래 재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만큼 소액주주들의 실망감이 컸다.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소액주주(2021년 12월 31일 기준)는 1만4123명으로 67.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디엑스브이엑스가 외부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면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소집해 상장 유지 또는 폐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통상 외부감사보고서가 3월 말까지 제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4월 초쯤 소집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 외부위원 9명 중 과반이 상장 유지에 찬성하면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주권매매 거래는 바로 다음 날부터 재개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 폐지로 결정하면 정리매매 작업을 거쳐 코스닥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다만 기업이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하거나 법원에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
업계는 지난해 크게 개선된 실적을 기반으로 하는 외부감사보고서가 제출되는 만큼 이번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 폐지보다 유지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한 32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2016년 이후 7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산전·산후 신생아 검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전체 진단 및 마이크로바이옴 개발 기업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태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니프티(NIPT) 검사가 주요 수익원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2017년 사명을 엠지메드에서 캔서롭으로 변경했다. 이후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2021년 10월 지분 19.6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현재의 사명을 갖게 됐다. 임종윤 대표는 한미약품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이다.
한국바이오팜 인수로 외형 성장도 이뤄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주권매매 거래가 정지된 이유는 외부감사인이 의견 거절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안진회계법인은 2019년 3월에 2018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 판정을 내렸다. 당시 안진회계법인은 해외 소재 기업 회계처리와 관련해 충분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고 의견거절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디엑스앤브이엑스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2020년 4월 9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같은 해 진행된 재감사에서 적정 판정을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디엑스앤브이엑스는 내부통제 비적정 의견으로 투자주의 환기 종목으로 지정됐고 또 다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2021년 3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뒤 개선계획 이행서를 제출했지만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폐지’로 심의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같은 해 10월 임종윤 대표를 최대주주로 맞은 뒤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외부 추천사외이사와 감사를 선임해 이사회 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같은 해 11월 열린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함에 따라 상장폐지를 또 다시 면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개선기간이 종료된 지난해 12월 개선계획이행내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지만 지난달 열린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심의 속개를 결정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우수의약품 품질관리 및 기준(GMP) 생산시설을 보유한 한국바이오팜을 자회사로 인수해 외형 성장을 이뤘다. 당뇨와 비만 치료제, 디지털 예방솔루션 해외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북경한미약품 마미아이(어린이정장제) 연구팀 자문위원이던 이수원 박사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장으로 영입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디엑스앤브이엑스에서 지난해 외부감사보고서를 제출받은 뒤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상장 유지 또는 폐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