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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텍스, 비마약성 진통제 3상 성공..비보존은 美임상3상 준비중
  • 등록 2024-02-02 오전 8:34:22
  • 수정 2024-02-02 오전 9:42:08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버텍스)는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후보물질 ‘VX-548’의 임상 3상에 성공했다. 회사는 올해 2~3분기 사이에 VX-548의 미국 내 허가 신청을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20여 년 만에 새로운 비마약성 진통제가 내년 중 미국에서 출시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비보존제약이 자체 발굴한 ‘어나프라주’에 대한 국내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비보존제약은 어나프라주의 미국 내 3상에 대해서는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비마약성진통제 신약 후보물질 ‘VX-548’이 복부절제술 환자의 급성통증을 크게 완화한다는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됐다.(제공=게티이미지, 버텍스)
세계 진통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이며, 이중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전체의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ASID)가 대표적인 비마약성 진통제다. 하지만 이들은 비교적 강도가 낮은 경증에서 약한 중증의 통증 환자에게 쓰일 뿐이다.

반면 크고 작은 수술을 받은 이후 찾아오는 급성 통증 환자에게는 마약성 진통제가 주로 적용되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 문제로 인해 각국에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을 독려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버텍스는 복부 성형술과 건막절제술 등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VX-548과 아편 유사체인 ‘비코딘’ 등을 비교한 임상 3상에서 통증 억제 효과가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VX-548은 신경 전달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나트륨채널(NaV1.8)을 억제해 통증이 퍼지는 것을 막는 기전을 가진 물질이다.

버텍스는 VX-548의 임상 3상에서 복부성형술 환자와 건막절제술 환자를 각각 1118명, 1073명을 모집했다. 이들을 경구용 VX-548 투약군과 비코딘 투약군, 위약군 등 세 그룹으로 구분했다. 그런 다음 ‘수술 후 0시간부터 48시간까지 통증 강도의 차이에 대한 시간가중합’(SPID48)을 1차 평가 지표로 활용해 비교했다.

그 결과 복부성형술 환자의 경우 VX-548 투약군은 통증이 47%, 비코딘 투약군은 43% 완화됐다. 또 건막절제술 환자의 경우 VX-548 투약군과 비코딘 투약군이 각각 51%와 53%씩 통증이 경감됐다.

버텍스 측은 올해 중반기에 VX-548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예정이다. VX-548이 미국에서 허가된다면 20년여 년 만에 등장하는 새로운 유형의 비마약성 진통제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사이 미국 헤론테라퓨틱스의 ‘진렐레프’와 바우닥스바이오의 ‘안제소’ 등이 미국에서 승인됐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이전부터 사용하던 성분을 재활용한 약물이었다. 진렐레프는 NSAID의 일종인 ‘멜록시캄’과 국소마취제인 ‘부피바카인’의 복합제로 알려졌다. 안제소 역시 멜록시캄이 들어간 정맥주사형 약물이었다.

레시마 케왈라마니 버텍스 CEO는 “다양한 급성 통증 상태에 걸쳐, VX-548이 폭넓은 효능과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자사 약물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미국 버텍스의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후보 ‘VX-548’와 달리, 비보존제약은 주사제로 개발한‘어나프라주’의 허가 심사를 국내에서 받고 있다.(제공=비보존제약)
비보존 내년 국내 출시 목표...美3상 재개는 제자리걸음

국내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를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후보로는 비보존제약이 개발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염산염)가 꼽힌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11월 수술후 통증을 포함한 중등도에서 중증의 급성통증 환자 대상 어나프라주 주사제의 품목허가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바 있다.

어나프라주는 ‘글라이신수송체 2형’(GlyT2)와 ‘세로토닌수용체2A’(5HT2a)를 억제하는 다중 기전을 보유하고 있다. 비보존제약 측은 연내 어나프라주의 허가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1000억원 규모의 진통제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계획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수술 후에는 통증 지수 5 이상의 급성 통증이 찾아온다. 펜타닐이나 옥시코돈 등 중독성 있는 마약성 진통제가 이때 주입된다”며 “이 단계에서 어나프라주가 대신 쓰일 수 있다고 본다. 어나프라주 역시 임상 단계에서 마약성 진통제 대비 통증 감소 효과가 유의미하게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비보존제약은 어나프라주 주사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 3상 및 어나프라주 외용제(스프레이 및 크림)에 대한 국내 임상 3상 등도 준비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미국 내 3상이 코로나19로 중단된 뒤 다소 지체됐다. 다시 설계해서 들어가려는 중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또 편의성을 높인 어나프라주 크림 제형의 임상 2상을 국내에서 종료했는데, 3상에서는 스프레이나 크림 등 다양한 제형의 가능성을 더 따져보고 임상을 설계해 신청해보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비보존제약 이외에도 지난해 6월 메디포럼은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 환자 대상 ‘MF018’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MFO18은 계피 추출물 기반한 비마약성 진통제로 알려졌다. 암으로 인한 급성 통증을 관리하는 적응증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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