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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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를 통해 얼마나 돈을 벌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위탁생산업의 특성상 구체적인 계약 관계가 드러나지 않기에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최대한 알려진 사실을 토대로 추론한다면 1억 도즈(1회 접종분) 생산 및 도즈당 가격을 1달러로 가정했을 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mRNA 백신(mRNA-1273)에 대한 완제(DP)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완제란 생산된 백신 원액을 유리병에 담고 포장하는 작업을 말한다.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기술이전에 착수해 오는 3분기(7~9월)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수억 회 분량의 백신에 대한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정확히 얼마의 모더나 백신을 언제부터 위탁생산할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모더나와의 구체적인 계약 물량과 국내 공급 물량 포함 여부, 생산 시점을 밝힐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간접적으로 위탁생산 물량을 추정해볼 수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DP생산능력(케파) 역시 알려진 게 없다. 회사는 이제껏 DP생산능력을 밝힌 바 없다. 세계 1위 연간 36만4000리터(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이라는 것도 DP 생산능력이 아니라 원액(료) 생산(DS)능력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에 백신 위탁생산을 처음하게 돼 DP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모더나 백신의 DP 생산 가격 역시 얼마인지 정확히 확인된 게 없다. 다만 키움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위탁생선설이 불거진 이후 모더나 백신의 DP 가격을 $1~2로 추정한 바 있다. 모더나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65%로 백신 가격 $15불에서 65% 제외한 $5 내외에서 원료(DS)와 유통가격을 제외한 가정에서 얻은 결과다. 이 가격을 토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등으로 다른 모더나 DP CMO 업체인 캐털란트 초기 공급 계약과 같이 1억 도즈를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DP가격 $1에서 약 1130억원, $2이면 23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10억 도즈로 생산이 늘어나면 $1에서라도 1조원 이상 매출이 기대된다.
일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월요일 공시를 주목해봐야 한다.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금액이 매출액 대비 5% 이상일 경우 공시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1조 1648억원이다. 계약 규모가 582억원 이상인 경우 공급계약 체결 공시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당장은 백신 DP 시설이 없기 때문에 백신에 필요한 시설이나 준비를 해야 한다”며 “수억 회 분량은 한번에 다 생산하는 게 아니라 총 계약 물량으로 계약기간 케파에 맞게 순차적으로 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