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씨티씨바이오(060590)의 동물용 백신 개발 자회사 씨티씨백은 올해 말까지 상장하려던 계획을 미루기로 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을 예상했으나 제품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올해에는 반드시 흑자 전환을 이뤄 기업공개(IPO)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 씨티씨백 CI (사진=씨티씨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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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씨백은 2019년 씨티씨바이오에서 물적분할하며 신설된 자회사다. 씨티씨바이오는 2016년 동물용 백신 사업에 진출하면서 적자 전환을 지속하다 해당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분리시키면서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도 117억원 영업이익을 내면서 2015년 이후 7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씨티씨백, 물적 분할 이후 적자 지속씨티씨바이오가 지난해 흑자를 낸 데에는 인체약품군 매출이 900억원으로 전년(682억원)보다 31.9% 증가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동물약품군 매출은 4.4%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인체약품군 중 수탁용역이 191억원으로 전년(80억원) 대비 138.4% 증가했는데 이는 거의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에 따른 매출이다. 씨티씨바이오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탁용역으로만 183억원의 매출을 냈다. 인체 의약품 매출이 281억원에서 367억원으로 30.8% 늘어난 것도 전체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씨티씨바이오는 연결 기준 적자가 이어진 데에는 연결 기준 자회사들의 만성 적자 영향이 컸다. 특히 핵심 자회사인 씨티씨백의 순손실이 상당했다. 2021년 씨티씨백은 순손실을 낸 자회사 4곳 중 27억원으로 가장 큰 손실을 냈는데 지난해에는 50억원으로 순손실이 더욱 커졌다. 이는 씨티씨그린(1억원), 씨티씨랩스(3954만원) 등에 비하면 상당한 손실이다.
지난해 흑자 전환은커녕 적자 폭 커진 이유는당초 씨티씨바이오는 2022년이면 씨티씨백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씨백의 동물용 백신들이 추가적으로 승인받으면서 제품 출시에 따른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2022년 6개 품목을 허가 받으면서 출시된 제품이 10개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기대였다. 그러나 허가가 지연되면서 적자 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씨티씨백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나면 사업구조가 안정화되면서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여 개 품목에 대해 임상을 진행 중인 만큼 인허가 이후 후발 주자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동물용 백신을 생산해 허가받기까지 고정비가 많이 들지만 일단 제품이 출시되면 손익 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씨티씨백이 올해에는 인허가를 취득하면서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말 상장 계획 지연…RCPS 매각 가능성 ↑씨티씨백이 지난해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올해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상장 계획도 미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씨티씨백이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취득 가격에 연복리 7%를 합산한 가격에 씨티씨바이오에 매각할 가능성이 생겼다.
앞서 씨티씨바이오는 2019년 10월 씨티씨백을 물적 분할하면서 59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해 매각했었다. 2020년에는 보통주 1만3100주를 인수해 지분율을 85.71%로 높였다. 해당 RCPS의 조건을 살펴보면 씨티씨백이 올해 내로 상장하지 못할 경우 위의 조건을 적용해 매각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있다.
또한 해당 RCPS와 관련해 위약사항이 발생했다. 위약사항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해당 RCPS 인수자는 연복리 10%를 적용한 가액과 발행금액의 18%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합산한 가액이 씨티씨바이오에 매각할 수 있는 권리도 생겼다. 씨티씨바이오가 이를 파생상품부채(조건부 풋옵션)으로 회계처리하면서 파생상품부채는 2021년 30억원에서 지난해 69억원으로 급증했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해당 전환상환우선주에 그런 권리가 생겼다고 해서 반드시 그 조건에 매각한다고 할 순 없다”며 “위약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