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보로노이(310210)는 인산화효소(Kinase) 정밀표적치료제 개발을 통해 글로벌 기술이전 실적을 확대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탄탄한 신약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2조7906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실적을 일궈낸 만큼, 앞으로 추가적인 기술수출 성과도 기대되는 업체다.
| 보로노이 보유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보로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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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승인’ Kinase 표적치료제 65개지만 수요 여전Kinase란 세포 안팎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인체 내에 550여 종류가 있다. Kinase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Kinase 표적치료제는 비정상적인 Kinase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낸다.
2020년 말 기준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Kinase 표적치료제는 65개다. 보로노이는 Kinase의 종류가 550여 종인데다 다양한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신약개발 수요는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01년 혈액암 치료제 ‘글리벡(Gleevec)’ 출시 이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8개의 Kinase 신약이 출시되는 등 FDA의 Kinase 신약 승인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Kinase 표적치료제 시장은 2020년 약 60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2025년에는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외 기술이전 5건 이룬 비결은?보로노이는 비임상~전기임상 단계에서 Kinase 표적치료제의 국내외 기술이전을 5건 성사시킨 업체다. 2020년 10월 미국 나스닥 상장사 오릭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HK이노엔, 미국 브리켈 바이오텍(현 프레시 트랙스 테라퓨틱스), 미국 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 등 3곳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메티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수출을 이뤘다. 계약 규모를 비공개한 HK이노엔 건을 제외하면 기술이전 계약금 규모만 총 22억7270만달러(약 2조7906억원)에 달한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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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노이가 2015년에 설립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빨리 기술이전 성과를 낸 셈이다. 이는 핵심 역량을 내재화해 경쟁사 대비 우월한 기술력을 갖췄기에 가능했다는 게 회사 측의 생각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Kinase 정밀표적치료제 개발에 있어 경쟁사 대비 우월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표적 선택성과 높은 뇌투과도 확보가 기술적 핵심 요소”라고 짚었다. 보로노이는 △전문적인 연구인력 △인산화효소 프로파일링(Kinase Full Profiling)과 실험을 통한 대량의 데이터베이스 축적 △실험실(Wet Lab)과 인공지능(AI)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AI 플랫폼 등 핵심 역량을 갖췄다.
신약개발 프로세스에 AI 접목한 ‘보로노믹스’ 플랫폼보로노이는 우수한 신약후보물질을 최단 시간에 도출하기 위해 기존 신약개발 프로세스에 AI를 접목한 ‘보로노믹스(VORONOMICS)’ 플랫폼을 구축했다. 보로노믹스 플랫폼은 △인산화효소 프로파일링 데이터베이스(Kinase Profiling DB) △신물질 도출을 위한 화합물 생성 알고리즘 △뇌혈관장벽(BBB) 투과율 예측 알고리즘 등으로 구성돼 있다.
| ‘보로노믹스’ 플랫폼 (자료=보로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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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ase Profiling DB는 현재 약 4000여 개 신규 합성화합물에 대한 55만개 이상의 실험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최대 DB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보로노이는 컴퓨터 분자 모델링 기술을 이용해 타깃과 결합력이 높은 물질을 선별해 신물질 합성을 진행한다. 이러한 화합물 생성 알고리즘을 통해 초기 화합물 설계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보로노이는 방대한 양의 Kinase 치료제 자체 실험 데이터를 확보해 AI 예측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매년 AI가 제시한 4000개 이상의 신물질을 직접 합성하고, 최대 1만8000두의 설치류 실험을 통해 실험 데이터를 쌓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동물실험을 위해 2019년 자체적으로 바이오연구소와 함께 실험동물센터도 구축했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한 마디로 국내 대형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보로노이만큼 생체 외(in vitro)나 생체 내(in vivo) 실험을 많이 하는 회사가 드물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경쟁사보다 신약개발 속도도 훨씬 빠르고 비용도 많이 절약하면서 디테일한 실험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추가 기술수출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은?…‘VRN07’·‘VRN11’ 주목추가적인 기술수출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보로노이는 탄탄한 신약 발굴 역량와 기술수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수의 파이프라인에 대해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기술이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2020년 오릭 파마슈티컬스로 기술이전된 ‘ORIC-114(VRN07)’의 중화권 권리 이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오릭 파마슈티컬스는 8500만달러(약 11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대해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VRN07의 임상 1상 데이터 발표를 앞둔 오릭 파마슈티컬스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임상 데이터 청신호로 해석된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1’도 기술이전이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이다. 보로노이는 올 하반기 세계폐암학회(IASLC WCLC 2023)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1’의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VRN11은 전임상에서 100% 뇌투과율을 확인해 뇌전이암 치료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로노이는 지난 6월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VRN11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신청했다. 승인이 나는 대로 임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김현태 보로노이 대표는 “VRN11 파이프라인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