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씨젠이 특정 유전자에 대한 진단 키트를 만드는데 능하다면 우리는 코로나19 전체 변이를 다 볼 수 있는 종합적인 키트를 만드는데 특화되어 있다. 경쟁력은 분명하다. 지난 10년간 시장에 신규 진입자가 없다. 우리 사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증거다. 미국 지사를 올해 설립했기 때문에 내년엔 성과가 뚜렷할 것으로 본다”
지난 8일 서울 구로 본사에서 만난 이용훈
셀레믹스(331920) 대표는 내년에는 다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지점과 인도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영업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럽에서는 터키, 스웨덴, 헝가리, 체코 등에서 독점 판매 대리점 확보한 상황이다.
품질 수준도 미국 진단키트 대표 기업인 일루미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가격 경쟁력은 일루미나의 80% 수준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 지사 설립을 통해 클라이언트 서포팅 수위를 높였기 때문에 일루미나 클라이언트 일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이 대표는 자신했다. 내년에는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레믹스의 작년 매출은 90억원이다.
타깃캡처키트 국내 1위...미국서 일루미나와 경쟁할 것2010년 설립된 셀레믹스는 권성훈 서울대 교수와 그의 제자인 김효기 대표, 방두희 연세대 교수 세 사람이 공동 창업했다. 권 교수는 코스닥 상장사 퀀타매트릭스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이용훈 공동대표는 2017년부터 합류했다.
핵심 경쟁력은 타깃 캡쳐 키트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국내 점유율 약 30%로 1위다. 타깃 캡쳐 키트는 혈액·침·조직세포를 이용해 고형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진단하거나 유전자 검사로 종양, 심장질환 등의 위험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전체 분석 서비스 기업, 체외진단 업체 등이 핵심 고객으로 꼽힌다.
| 이용훈 셀레믹스 공동 대표 (사진=셀레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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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믹스의 제품은 이미 글로벌 톱 클래스 진단 기업인 미국 일루미나와 검사 레벨이 동등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실제 시퀀서 장비의 정확도를 측정하는 온타겟율과 커버리지를 비교하면 일루미나 주요 장비와 비슷하거나 간혹 3~5% 셀레믹스 장비가 더 높게 나오기도 한다.
가격 경쟁력도 일루미나의 고가의 패널이 서비스가로 400만~500만원까지 하는데 셀레믹스 제품은 이보다 20~30% 낮은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미국과 인도에 법인 및 지점을 출점하며 서비스 서포팅도 강화했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했다.
경쟁회사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부분도 경쟁력 중 하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타깃 캡쳐 키트 시장은 전 세계 6개사가 95% 가량의 점유율을 보이는 고부가가치 영역”이라며 “기본 연구 기간만 5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아이엠비디엑스와 협력...최근 지분 매도에는 ‘큰 의미 없어’혈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액체 생체검사 분야에서는 아이엠비디엑스(IMBdx)와 연구 협력을 하고 있다. 셀레믹스는 아이엠디엑스와 국가 과제를 함께하며 인연을 맺었고 9일 기준 아이엠비디엑스의 3대 주주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기술 협력을 체결하며 실력을 증명했다. 이 때문에 아이엠비디엑스 상장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최근 셀레믹스의 최대주주가 변경된 건 아이엠비디엑스의 기업공개(IPO)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셀레믹스 창업자 3인 중 하나인 방두희 교수는 최근 보유지분(19억원 규모)을 장내 매도하며 10.12%에서 5.96%로 지분율이 떨어졌다. 이에 지분 6.7%를 보유 중인 김효기 대표가 셀레믹스 최대주주에 올랐다.
| 셀레믹스 영업 실적 추이 (자료=셀레믹스, 대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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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창업자가 주식을 일부 매도하면 해당 기업에 대한 중대한 경영 결손이 생긴 것은 아닌지 주주들의 우려가 높아진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셀레믹스와 아이엠비디엑스의 애매한 지분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단순 매도였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셀레믹스와 아이엠비디엑스 창업에 동시에 참여한 방두희 교수는 셀레믹스의 최대주주인 동시에 아이엠비디엑스의 2대 주주였다. 방 교수가 셀레믹스 최대 주주로 있으면 아이엠비디엑스 지분도 연관을 주기 때문에 상장 앞두고 최대 주주에서 내려오기 위해 셀레믹스 지분을 팔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상장에 앞서 지분 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아이엠비디엑스의 최대주주인 김태유 교수와 셀레믹스의 김효기 대표, 방두희 교수 등은 모두 막역한 사이로 이를 통해 사업 근간이나 의사결정이 달라지는 부분은 전혀 없고 향후 지분 추가 매각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