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아시아 최초로 일본에 상륙했다.
24일 일본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빅파마 노보 노디스크사의 일본 법인인 일본 노보노디스크파마는 22일 ‘위고비’가 일본에 출시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6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첫번째 출시다. 지금까지 위고비는 미국을 시작해 덴마크,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에서 출시됐다.
위고비는 2022년부터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비만 치료제다. 2022년 10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몸이 굉장히 좋아 보인다. 비결이 무엇인가”라는 한 트위터 사용자의 질문에 이처럼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새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언급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실제 노보 노디스크 홈페이지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68주간 고용량 위고비를 주사 맞은 참가자들의 체중이 평균 15%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회사의 종전 비만치료제인 삭센다가 56주간 임상시험에서 기록한 평균 7.5% 감량보다 훨씬 뛰어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게다가 매일 주사해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위고비는 주사를 1주일에 한 번 맞으면 된다.
| 위고비 일본 출시 제품 모습 (사진=일본 노보노디스크파마) |
|
일본에서의 위고비 출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아시아는 서구권 국가보다 비만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일본은 전 세계에서 비만율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다.
일본인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위고비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mg 기준 일본의 1달 처방 약 가격은 한국 돈으로 약 37만원 정도다. 미국의 처방 비용 약 170만원, 독일 약 43만, 덴마크 약 45만원 정도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의 약 가격 차이가 큰 이유는 의약품 가격은 각 나라의 보험 제도에 따라 갈리기 때문이다. 한국과 비슷한 의료보험 체계를 가진 일본인들은 급여 보험 적용으로 위고비 약값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미국에 비해 싼 가격으로 의약품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환자는 초기에 위고비 0.25㎎ 용량을 투약하다가 서서히 증량한다. 이후 주 1회 2.4㎎ 용량을 꾸준히 맞으며 유지한다. 실질적으로 2.4㎎ 용량의 4주치 비용이 1달 약값인 셈이다.
해당 비만 약을 투여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제한되어 있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2형 당뇨병 중 하나를 가지며, 식이요법·운동요법을 시행해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없는 환자로, 신체질량지수(BMI) 27kg/㎡ 이상에서 2개 이상의 비만과 관련된 건강장애가 있거나 BMI 35kg/㎡ 이상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환자여야 한다.
일본에서도 위고비의 매출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최대 연간 매출액을 약 328억엔(한화 약 2904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에서 위고비가 출시 되며 한국 출시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위고비는 작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다만 국내 출시 시점은 아직 요원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출시하더라도 국내에선 비만약에 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에 일본처럼 싼 가격으로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비만에 처방되는 삭센다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