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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HM17321, 로슈가 찍은 이유…“지방 빼고 근육 지킨다” [인베스트 바이오]

  • 등록 2026-08-29 오전 6:00:05
  • 수정 2026-08-29 오전 6:00:05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메리츠증권이 한미약품(128940)의 차세대 비만치료제 ‘HM17321’ 기술이전 가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71만원으로 상향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경쟁이 단순 체중 감량에서 ‘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보존하는 질적 감량’으로 이동하면서 HM17321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5일 ‘로슈의 선택을 받은 UCN2’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했다. 지난 24일 종가 54만원 기준 상승여력은 31.5%다.

한미약품 이미지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이미지 (사진=한미약품)
‘3조 기술수출’ HM17321 가치 6656억 반영

이번 리포트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한미약품이 로슈 자회사 제넨텍에 기술이전한 HM17321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4일 제넨텍과 약 3조2000억원 규모의 HM17321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선급금은 1억9000만달러(2607억원)로 전체 계약 규모의 약 8.2%에 해당한다. 메리츠증권은 HM17321이 아직 임상 1상 단계라는 점과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의 평균 선급금 비중이 약 6~7%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계약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월 일라이릴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또 다시 글로벌 빅파마와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메리츠증권은 HM17321의 신약가치를 6656억원으로 산정했다. 이를 포함한 한미약품의 전체 신약가치는 4조2891억원으로 평가했다. 영업가치 4조5226억원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71만원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번 계약의 의미를 단순한 기술수출을 넘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변화에서 찾았다.

GLP-1 계열 치료제의 체중 감량률이 15~20%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시장 관심이 ‘얼마나 많이 감량하느냐’에서 ‘무엇을 감량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STEP 1 임상 3상에서 68주 동안 체중을 15.0%, 체지방량을 19.3% 줄였지만 제지방량도 9.7% 감소했다. 터제파타이드 역시 SURMOUNT-1에서 체중 21.3%, 체지방량 33.9% 감소와 함께 제지방량이 10.9% 줄었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 등 제지방량이 함께 줄어드는 문제가 차세대 비만치료제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한미약품 HM17321, 로슈가 찍은 이유…“지방 빼고 근육 지킨다” [인베스트 바이오]
지방은 빼고 근육·근력은 높인다…UCN2 차별화

HM17321은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평가됐다.

HM17321은 지속형 CRF2 선택적 UCN2(Urocortin-2) 유사체다. UCN2는 골격근과 지방조직 등에 존재하는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한다.

CRF2 활성화는 지방조직에서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동시에 골격근에 직접 작용해 근비대와 대사, 근기능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 GLP-1 치료에 동반되는 근손실을 막는 수준을 넘어 지방은 선택적으로 줄이면서 근육량과 실제 근기능까지 증가시키는 것이 목표다.

비임상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HM17321은 비만 마우스에서 체지방량을 33.6% 줄이는 동시에 제지방량을 11.9% 증가시켰다. ADA 2026에서 공개된 동물실험에서도 암수 비만 마우스에서 체지방량이 각각 41.1%, 34.0% 감소했고 제지방량은 각각 3.2%, 3.5% 증가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HM17321에서 근육량 증가뿐 아니라 근력 개선까지 확인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같은 연구에서 비마그루맙(Bimagrumab)은 제지방량을 12.9~18.6% 증가시켰지만 뚜렷한 근기능 개선은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HM17321은 근육량과 함께 근력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까지 근육 관련 효능은 모두 비임상 결과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같은 효과가 재현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미약품 HM17321, 로슈가 찍은 이유…“지방 빼고 근육 지킨다” [인베스트 바이오]
로슈가 HM17321을 선택한 배경에도 이 같은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메리츠증권의 판단이다.

로슈는 ADA 2026 행사에서 비만치료제의 주요 미충족 수요로 내약성과 체중 감량 효과 정체, 유지요법, 인크레틴 저반응군과 함께 ‘제지방량 감소’를 직접 제시했다.

HM17321은 특히 아밀린 계열 약물과 병용에서 강한 시너지 가능성을 나타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그릴린타이드(Cagrilintide), 페트렐린타이드(Petrelintide), 엘로랄린타이드(Eloralintide) 등 아밀린 유사체 단독 투여군의 체지방 감소폭은 15.8~32.4%였지만 HM17321 병용군에서는 45.4~56.5%로 확대됐다. 제지방량도 병용군에서 17.9~22.1% 증가했다.

로슈는 이미 장기지속형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Petrelintide)와 에니세파타이드(Enicepatide) 등을 개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HM17321이 로슈의 기존 비만 파이프라인과 기전적으로 상보성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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