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지난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본다.[편집자 주] | 스위스 이도르시아가 개발한 불면증 치료제 ‘큐비빅’(성분명 다리도렉산트)(제공=이도르시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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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이도르시아가 개발한 신개념 불면증(수면장애) 신약 ‘큐비빅’(성분명 다리도렉산트)이 지난해 하반기 동안 약 650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9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이 성인 불면증치료제로 지난해 1월과 4월에 큐비빅을 승인했고, 5~6월에 해당 국가에서 출시됐다. 사실상 주요국에서 출시된지 반년만에 큐비빅이 매출 성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큐비빅의 성분인 다리도렉산트는 각성을 촉진하는 신호전달물질인 오렉신의 길항제다. 학계에 따르면 오렉신이 많이 나올수록 뇌의 각성 네트워크가 작동해 잠드는 걸 방해하고 자다가 자주 깰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은 신경세포에 있는 오렉신 수용체1과 2에 이중으로 작용해 오렉신의 신호전달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불면증을 완화한다.
큐비빅과 같은 계열의 약물로는 미국 머크(MSD)의 ‘벨솜라’(성분명 수보레산트)와 일본 제약사 에자이의 ‘데이비고’가 각각 2014년과 2019년에 FDA의 판매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큐비빅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승인된 오렉신 수용체 타깃 약물인 셈이다.
지난 5월 미국 국방부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이는 현역 군인 및 퇴역 군인의 치료를 위해 큐비빅을 포함한 불면증 치료제 2종의 적응증 확대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의 지원하에 큐비빅의 외연 확장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또 이도르시아는 지난 7월 일본 소세이 그룹에게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큐비빅의 판권을 약 4억 스위스프랑(한화 약 6000억원) 규모로 매각했다. 큐비빅의 국내 도입 절차 등도 소세이가 담당할 예정이다.
한편 이도르시아는 유럽과 한국, 일본 등 18개국 160여 개 의료기관에서 중증도에서 중증 불면증을 앓는 성인 환자 1854명을 대상으로 큐비빅을 투여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한국에 경우
한독(002390)이 2019년부터 ‘ACT-541468A’란 프로젝트 명으로 큐비빅의 국내 임상 3상을 허가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