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센터장] 20여년을 연구원 수백여명이 수천억원을 들여가며 세상에 없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기업이 화제다. 코오롱그룹의 바이오 신약개발 전문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 얘기다.
코오롱티슈진(950160)은 최근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치료제인 ‘TG-C(인보사케이주. 이하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투약이 마무리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나이 들면서 무릎 연골이 닳아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듯하다.
회사는 2년간 임상환자들을 추적관찰하고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회사는 미국보다 앞서 한국에서 인보사 임상3상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이미 입증한 만큼 미국 임상3상에서도 무난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자신한다.
인보사는 한국에서 2017년 약효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던 치료제다. 하지만 2년 후 인보사는 품목허가가 취소되는 불운의 치료제이기도 하다. 일부 주사액 성분이 식약처에 제출한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 세포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허가가 취소됐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신장유래 세포를 사용하면서도 임상을 계속할수 있게 FDA가 허용했다. 임상2상에서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된 사실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신약개발 과정은 세상에 없는 혁신신약을 개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코오롱은 인보사 개발을 위해 2006년 미국, 한국에서 동시 임상1상을 시작했다. 회사의 바람대로 2028년 인보사가 선보이게 되면 무려 22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신약개발에 매진한 셈이다. 그야말로 혁신신약을 반드시 상용화하겠다는 사명감과 불굴의 의지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거대 프로젝트다.
|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하고 있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치료제인 ‘TG-C(인보사케이주)’제품을 연구원이 들어보이고 있다. 코오롱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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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개발에는 그간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102940) 연구진을 비롯해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한 임상의와 간호사, 약물 제조 전문가, 저온 냉동 보관 및 이동을 위한 유통 전문가, 엑스레이· MRI 분석 전문가, 임상자문 외부 전문가 등 연구인원 수백 명이 참여했다. 여기에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이 재개된 시점(21년 12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들인 연구개발비만 1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인보사 개발에 들인 전체 연구개발비는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가 상용화하게 되면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골관절염은 치료제가 없어 진통제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세계 시장 규모가 9조원에 달한다. 마땅한 경쟁 신약이 없기에 인보사는 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미국에서 인보사가 제품허가를 받게 될 경우 한국에서 허가가 취소된 인보사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회사는 식약처를 상대로 인보사의 제조판매 품목허가 취소 처분의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K바이오는 최근까지 여러 업체가 미국 임상3상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고전하는 중이다. 부디 인보사가 FDA 관문을 통과, K바이오의 저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