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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유한양행(000100)의 폐암 신약 ‘렉라자’ 병용요법이 경쟁 약물 아성을 위협할만한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아스트라제네카(AZ)의 ‘대응책’에 관심이 모인다. AZ는 아직 렉라자 병용요법이 ‘갖지 못한’ 전주기 치료 전략수립과 치료 내성극복을 위한 임상에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 (출처=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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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AZ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에 대해 ‘3년 이상 전체생존기간(OS), 중추신경계(CNS) 재발 위험을 낮춘 유일한 치료제’라며 홍보해 왔으나, 최근 여기서 ‘유일한’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유한양행과 J&J 자회사 얀센의 렉라자 병용요법이 전체 생존기간을 타그리소 대비 1년 이상 늘렸고, CNS 재발 위험을 낮췄다는 데이터를 각각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얀센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폐암학회(ELCC)에서 유한양행 렉라자와 얀센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을 기존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와 직접 비교한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했다. 전체 생존기간이 타그리소 대비 1년 이상 늘어났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37.8개월 중간 추적 관찰 결과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3년 생존율은 60%로 타그리소(51%)에 비해 높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렉라자 병용이 표준치료제로 등극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AZ 측은 ELCC 후속 세션에서 나온 토론 내용에 주목하며 아직까지 타그리소가 현 시점에선 ‘여전히 공고한 표준 치료법’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렉라자 병용이 표준치료제?”실제 ELCC에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최적화 방안 - TKI 병용요법의 시대는 도래하였는가?’를 주제로 한 토론 세션에서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폐암 분야 종양학 전문의 조피아 피오드로스카(Zofia Piotrowska) 교수는 AZ의 단독요법이 여전히 글로벌 표준 요법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 근거 중 하나로 피오드로스카 교수는 렉라자 병용의 ‘독성’ 이슈를 꼽았다. 그는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부작용 위험은 심각하다”며 “EGFR 야생형 억제로 인해 피부 독성이 많고, 약물 주입 관련 반응, 정맥혈전색전증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용량 감량이나 치료 중단 비율도 매우 높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는 부작용 위험으로 1차 치료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ELCC 세션 발표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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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일부 고위험 환자들에게는 병용요법이 분명히 역할을 할 수 있으나, 고위험 요인이 없는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오시머티닙 등 EGFR-TKI 단독요법이 여전히 현재의 표준 치료이며, 환자에게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하고, 미래 치료 옵션에 대한 문도 열어준다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치료 결정은 환자의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렉라자 병용은 갖지 못한 데이터 주력동시에 AZ는 렉라자 병용요법이 아직 달성 못한 영역에서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분석된다. 타그리소가 전체 치료 전략의 중심축이라는 ‘백본 치료제’(backbone Therapy)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기 폐암 적응증 확대 임상과 내성 극복을 위한 병용 임상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백본 치료제는 단독이든 병용이든, 치료의 시작과 기준이 되는 필수 약물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AZ는 타그리소가 폐암의 초기부터 말기까지, 전주기를 커버하는 약물이라는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임상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현재 타그리소는 현재 EGFR 변이가 확인된 조기 비소세포폐암(1B~3A기) 환자에서, 수술 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보조요법으로 사용 가능한 공인된 치료제 입지를 획득했다. 또 화학방사선요법 이후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3기, 전이성 4기 환자 치료에 대한 공식적인 적응증도 보유하고 있다.
렉라자 병용요법은 현재 수술 후 재발 예방을 위한 보조요법인 조기폐암 관련 적응증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얀센은 현재 조기 폐암에 대한 적응증 임상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지 않다.
내성 극복을 위한 임상시험도 한창이다. AZ는 지난달 26~29일 열린 유럽폐암학회(ELCC)에서 타그리소와 MET(암 성장 유도 수용체) 억제제인 ‘오파티스’ 병용을 통해 치료 내성을 극복한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타그리소+오파티스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56%에 달했으며 치료 반응 유지 기간도 길었다.
또 타그리소 치료 후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단백질 ‘TROP2’를 표적으로 한 항체약물접합체(ADC) ‘디트로웨이’와 타그리소를 병용투여한 결과도 발표했다. 4㎎/㎏과 6㎎/㎏ 용량군에서 ORR은 각각 43%, 36%로 나타났다.
AZ 관계자는 향후 영업과 마케팅 전략 등을 묻는 이데일리 질문에 “우리는 영업과 마케팅에 관련해 모두 임상 연구로 답변을 하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ELCC에서 발표된 렉라자 병용요법 결과를 모두 봤는데, 표준치료제가 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높지 않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요할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