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2022년~2023년 사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본다.[편집자 주] | 미국 모더나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예방 백신 ‘엠레스비아’.(제공=모더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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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국 모더나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예방 백신 ‘엠레스비아’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전망이다. 지난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가 해당 약물을 승인한데 이어 이번에는 유럽의약품청(EMA)도 승인권고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엠레스비아는 60세 이상 성인의 RSV 감염으로 인한 하기도 감염증 예방 용도로 각국 의약 당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엠레스비아는 프리필드실린지 제형으로 투약 편의성도 높인 백신으로 알려졌다. 모더나 측은 수개월 이내에 엠레스비아의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RSV는 감염 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전염성 바이러스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 감염률과 사망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6400만 명이 RSV 감염을 겪고 있으며, 매년 16만 명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질병예측기관인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국의 RSV 예방 시장이 2030년경 105억 달러(한화 약 14조 504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RSV 백신이 시장에 등장한 것은 1년을 갓 넘긴 상태다. 지난해 5월 GSK의 아렉스비가 60세 이상 감염 위험자의 RSV 예방 백신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로 승인됐다. 비슷한 시기 화이자의 ‘아브리스보’도 아렉스비와 같은 적응증으로 미국에서 시판 허가됐다. 두달 뒤인 2023년 7월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와 프랑스 사노피 등이 공동 개발한 영유아 대상 RSV 예방용 항체주사제 ‘베이포투스’가 미국에서 승인됐다.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과 EU 등에서 60세 이상 성인 RSV 감염 예방 시장을 두고 아렉스비와 아브리스보, 엠레스비아 등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테판 벤슬 모더나 대표는 “연령대가 높은 성인들의 RSV 감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줄 좋은 선택지가 엠레스비아다”며 “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전폭적인 승인 지지를 보여준 것처럼 mRNA 플랫폼의 혁신성과 적용 확장 가능성 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엠레스비아는 미국 등 주요국에서 승인된 세 번째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이전 코로나19 백신에 국한됐던 mRNA 백신이 다른 감염질환으로 확대되는데 성공한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