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신약 개발사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이 2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진행한 가운데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연간 600억원에 가까운 영업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향후 영업비용 감소가 예상되고 있고 하반기 기술이전에 성공할 가능성 등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단 분석이 나온다.
| (왼쪽부터) 홍준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와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CSO.(제공= 지아이이노베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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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증자 규모, 크지 않은 이유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기타금융자산을 합한 금액은 164억원이며,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로 볼 수 있는 영업비용은 129억원이다. 지난해에는 현금성 자산 372억원에 영업비용은 586억원이 발생했다. 회사의 최근 3년 간 평균 매출액은 48억원이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약 974억원 수준이었으나 1년 새 바닥을 드러냈다.
이에 회사는 지난달 30일 제3자 배정증자 방식으로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CPS)와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총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영업비용 규모 등을 고려하면 200억원이라는 증자 규모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회사의 3년 간 영업비용 규모를 보면 2021년 362억원, 2022년 715억원, 지난해 586억원으로 평균 554억원이다. 이는 비슷한 시총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바이오텍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과 비슷하게 4000억원 대 시총을 유지하고 있는 에이프릴바이오(397030)의 경우 최근 3년 간 평균 147억원 수준의 영업비용을 썼다. 시총 4600억원대인 퓨쳐켐(220100)도 같은 기간 평균 영업비용은 116억원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에 대해 “일단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올해 기술이전에 성공할 경우 계약금 유입이 가능하다는 점, 그 동안 영업비용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CMC(임상시료 생산 비용) 관련 지출이 갈수록 감소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준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원래는 7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모였으나, 기존 주주들과 투자 조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이견이 좀 있었다”며 “조정하는 게 시간이 걸리다보니 먼저 200억원을 발행했는데, 향후 기술이전 상황과 영업비 지출 상황을 보면서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반기 기술이전, 비용감소 기대”회사는 현재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GI-101A’와 ‘GI-102’의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신약개발임상총괄(CSO)은 “글로벌 톱10 기업 안에 드는 기업 중 4곳과 3~4년간 기술이전 논의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최근 우리가 보유한 후보물질에 대한 관심이 많이 올라갔다”며 “계속해서 글로벌 미팅을 진행 중이다. 목표는 올해 안에 기술이전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GI-101A는 면역항암제 ‘GI-101’의 반감기를 늘리고 약효를 증강시킨 물질이다. GI-101은 회사가 상장 당시 흑자전환 가능성의 핵심으로 꼽았던 파이프라인으로, CD80과 IL-2 변이체를 포함하는 이중융합단백질로 설계됐다. GI-102는 GI-101의 서열 일부를 바꿔 알파 수용체 결합력을 GI-101 대비 떨어뜨린 파이프라인이다. 알파 수용체 결합력이 높을수록 조절T세포(T reg)가 증가해 항암효과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는 GI-102을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육종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육종은 지방과 근육, 신경 등에 암세포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성인 악성 종양 중 1%를 차지한다. 회사에 따르면 GI-102는 단독요법 용량 증량 임상에서 5건의 확증된 부분관해(confirmed PR)를 보였다. 특히 GI-102는 피하(SC)주사 제형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어 관련 임상도 진행 중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향후 영업비용도 계속해서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 동안 독성시험과 전임상 비용 등으로 영업비용 규모가 컸으나, 최근 이러한 과정들이 완료되면서 앞으로는 임상시험 비용 지출만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달 중 4세대 대사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8’에 대해 국내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원자재 값이 많이 상승하면서 CMC 비용도 올라갔다”며 “하지만 조만간 IND를 제출하고 나면 임상비용만 들다 보니 앞으로는 영업비용이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