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카이노스메드가 중국 장수아이디와 공동개발한 에이즈 치료제 ‘KM-023’이 중국 의료보험 등재를 승인받았다. 의료보험 시장이 비급여 시장보다 훨씬 커 회사 측은 시장점유율 상승과 본격적인 매출 발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을 목표로 한 유럽 및 아프리카 시장 진출이 카이노스메드의 매출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카이노스메드(284620)에 따르면 KM-023은 중국 내 파트너사 장수아이디를 통해 ACC007(복합제)과 ACC008(단일제)로 품목허가를 받았고, 최근 중국 의료보험 등재까지 성공했다. ACC007은 2022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고, ACC008은 올해 허가를 받아 최근 시장에 출시됐다. 현재 ACC007은 한달 기준 한박스당 515위안(약 9만4000원), ACC008은 1125위안(약 20만6000원)으로 각각 판매되고 있지만 의료보험에 등재되면서 가격이 낮아진다. 시장 규모가 20%에 불과하던 비급여 시장과 함께 50% 규모의 의료보험 시장까지 커버하게 돼 처방 확대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KM-023은 지난 2014년 중국 장수아이디에 기술이전됐다. 계약금 170만 달러(약 22억원), 단일정을 포함한 복합제제 매출액의 2%를 로열티로 받는 구조다. 카이노스메드 관계자는 “장수아이디가 KM-023이 중국과 신흥시장 등에서 에이즈 치료제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장수아이디는 증권시장 상장 시 KM-023을 핵심 제품으로 소개했고, 현재까지 KM-023만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KM-023 글로벌 판권까지 도입했다.
| 중국 장수아이디는 에이즈치료제 KM-023을 핵심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자료=장수아이디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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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장점유율 40% 목표...카이노스메드 매출은장수아이디에 따르면 중국 에이즈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73억 위안(약1조3000억원)에서 2027년 112억 위안(약 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중 KM-023은 40%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이노스메드 사업개발본부장은 “KM-023은 아직 중국 시장 진입 초기다. 의미있는 실적은 아니지만 중국 현지에서 지난해 약 65억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며 “올해는 3분기까지 약 85억원의 매출이 집계돼 4분기까지 가정했을 때 지난해 대비 약 70% 이상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장수아이디는 중국 시장점유율 목표를 40%로 잡았고,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해 매출이 약 1억3000만원이었는데, 전부 KM-023 로열티로 유입된 금액이다. 중국 시장 목표치인 40% 시장점유를 달성한다면, KM-023 중국 내 매출은 약 8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장수아이디와의 계약으로 매출의 2%를 받게되는 카이노스메드 매출은 160억원이다. 여기에 원물질을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에 매출 발생시 순매출액의 3%를 지급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카이노스메드 KM-023 매출은 줄어들게 된다.
카이노스메드 사업개발본부장은 “장수아이디와 기술이전 계약으로 체결 당시 처음에는 매출액의 10%를 로열티로 받기로 했었다. 하지만 일련의 히스토리 때문에 로열티 비율이 조정이 된 것”이라며 “다만 이는 중국 시장 한정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유럽·아프리카 시장 진출...매출총이익률 45% 받는다시장에서는 KM-023이 중국 시장에서 허가를 받고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오히려 글로벌 시장 진출이 카이노스메드 측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장수아이디는 중국 시장에서 초기임에도 KM-023이 가능성을 보이자, 올해 4월 카이노스메드 측과 KM-023에 대해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장수아이디 측은 KM-023이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M-023은 에이즈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 젠보야(길리어드 사이언스)와 비교 임상 3상을 실시했는데, 우수한 안정성과 장기 치료 효과에서 더욱 뛰어난 결과를 입증했다. 장수아이디는 현재 유럽과 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파트너십 체결과 브릿지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장수아이디와 카이노스메드 측은 브릿지 임상은 기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는 만큼 내년 중 충분히 허가까지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에이즈 치료제 시장은 305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미국 시장이 약 24조원으로 추정되고, 유럽, 아프리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시장성이 충분한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카이노스메드가 KM-023을 통해 의미있는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이노스메드 관계자는 “장수아이디가 KM-023 글로벌 판권을 요청해 지난 4월 계약이 이뤄졌다. 장수아이디 자체적으로 KM-023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한 후 제안한 것이기에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매출에 대한 수익배분은 매출총이익률의 45%로 높게 설정했다. 내년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허가를 받아 제품이 출시되면 의미있는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