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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사인 이수그룹 산하 바이오기업 이수앱지스(086890)가 지난해 영업이익률 22%를 기록하면서 두 자릿 수 영업이익률 돌파에 성공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 불과 1년 만이다. 그동안 북아프리카·중동 지역(MENA)을 중심으로 희귀질환 치료제를 수출해왔던 회사는 올해 중남미에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사로 확고한 인지도를 쌓겠다는 계획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수앱지스는 매출액 603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했다. 설립 이래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도 22%로 처음 두 자릿 수에 진입했다.
이수앱지스는 실적 개선의 주요 이유로 △ISU104 기술수출 △생산량 증가에 따른 매출원가 감소 △ISU203 비임상시험 완료에 따른 경상연구개발비 축소를 꼽았다. 매출 확대, 원가 절감, 비용 효율화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수익성이 극대화되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큰 규모의 기술수출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률 성장가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승승장구…지난해 ‘킥’은 중남미지난해 영업이익 성장을 주도한 것이 ISU104의 기술수출이었다면 지난해 매출 성장 기여도가 컸던 것은 중남미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인 ‘애브서틴’이다. 이수앱지스가 개발한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은 중남미 매출이 2023년 36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이의 두 배에 가까운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중남미 에이전시를 중심으로 현지 병원 대면 미팅을 적극적으로 진행, 현지 의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했고 애브서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며 “입찰 방식으로 짜인 남미 시장은 입찰에서 1위를 한 회사가 해당 의약품 전량을 공급하는 구조다. 남미에도 경쟁사가 있지만 애브서틴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입찰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앱지스는 중남미에서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3국에 진출해 있는데, 실제 해당 국가에서 애브서틴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올해도 고셔병 알리기에 나서 시장 파이 자체를 키워가겠다는 계획이다.
고셔병과 같은 희귀질환의 경우, 병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탓에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를 발굴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희귀질환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기 전 수년간 병명을 찾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것을 ‘진단 방랑’이라 부르는데 진단 방랑은 특히 중남미를 비롯한 저개발국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 같은 이유로 이수앱지스는 중남미 시장의 성장 여력이 여전히 크다고 본다. 애브서틴의 점유율이 이미 높은 중남미 시장에서, 1년 만에 두 배에 가까운 매출 신장이 가능했던 이유도 환자 발굴이 영업에 주효했기 때문이다.
![](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02/PS25020700461.jpg) | 이수앱지스의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 (사진=이수앱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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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 큰 파바갈…올해는 중남미 ‘노크’‘애브서틴 효과’는 ‘파바갈’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애브서틴이 중남미에서 시장을 휩쓸자, 이수앱지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애브서틴을 유통하는 중남미 지역 에이전시가 다른 의약품에 대한 추가 계약을 요구해왔다. 현재 자연스럽게 이수앱지스가 개발한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에 대한 중남미 진출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중남미에서 파브리병 치료제 시장은 경쟁사 제품이 독점하고 있는데, 앞서 애브서틴이 그랬듯 파바갈이 입찰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가별 가격정책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애브서틴이나 파바갈은 경쟁약물보다 일반적으로 20~30%가량 약가가 저렴한 편이다. 회사는 효능에서 경쟁약물에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더 낮다는 이점을 토대로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파브리병 시장은 고셔병 시장보다 규모가 커 장기적으로는 애브서틴보다 큰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고셔병 치료제 시장은 16억300만 달러(약 2조3000억원), 글로벌 파브리병 치료제 시장은 20억1800만 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파바갈의 첫 중남미 진출은 애브서틴이 길을 닦아둔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를 중심으로 우선 전개될 전망이다. 연내 현지 품목허가 후 이르면 내년부터 중남미에서 매출을 내는 것이 목표다.
현재 파바갈 수입국은 러시아가 유일하고 지난해 대만의 희귀질환 전문회사 유젯과 공급계약을 체결, 연내 첫 공급이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대만, 중남미 등지에서 판매가 개시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파바갈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