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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유통시장 지각변동…알피바이오, 특허 제형 앞세워 ODM 공략

  • 등록 2026-11-02 오전 6:00:09
  • 수정 2026-11-02 오전 6:00:09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약국 유통시장의 변화가 의약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약국 유통 플랫폼이 자체 브랜드(PB) 개발과 직접 판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다. 유통망을 가진 기업이 제품 기획과 판매에 주력하고, 제형 개발과 생산은 외주를 주면서 ODM 기업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알피바이오 마도 공장 전경. (사진=알피바이오)
알피바이오 마도 공장 전경. (사진=알피바이오)
알피바이오는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제형 기술을 건강기능식품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기존 제약사 고객을 대상으로 신규 제품 공급을 늘리고 있다. 실제 생산시설 가동률도 상승하면서 기술 기반 ODM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약국 플랫폼, 유통 넘어 자체 브랜드까지…제형 기술 중요성 확대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의약품 유통기업들이 약국 판매망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약국 통합 플랫폼 기업 바로팜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팜은 전국 약국의 90% 이상이 가입한 주문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기존 의약품 주문 중개에서 벗어나 직접 매입과 자체 브랜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유통망을 활용한 수익모델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바로팜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아워팜’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회사 CHD제약을 통해 약국 전용 화장품 브랜드 ‘레비클’도 출시했다. 지난 5월에는 의약품 제조기업 CHD제약을 인수해 제품 개발부터 생산, 유통까지 연결하는 사업구조를 갖췄다.

국내 대형 바이오시밀러 업체 셀트리온도 최근 통합을 완료한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지프레의 유통망을 활용해 제품 판매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지프레가 보유한 9000여곳의 약국 영업망과 병원 공급망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지프레 인수를 통해 140여 종의 일반의약품(OTC)·약국 의약품(DM) 및 건강기능식품 등을 신규 매출원으로 확보한 바 있다.

이처럼 의약품 유통기업들이 단순 중개에서 벗어나 직접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제조기업의 역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자체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들이 제품군을 확대하려면 안정적인 생산능력뿐 아니라 시장 수요에 맞는 새로운 제형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은 제품의 안정성과 복용 편의성, 보관 기간 등이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다. 동일한 성분을 사용하더라도 제조 방식과 제형에 따라 제품의 크기나 용출 특성, 보관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ODM 업계 입장이다.

특허 27건·OTC 매출 97%가 연질캡슐…가동률도 상승

알피바이오는 이러한 기술 기반 ODM 사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기업이다. 1983년 미국 RP쉐러와의 합작으로 출발한 알피바이오는 40년 이상 연질캡슐 제조 역량을 축적해 왔다. 현재 보유한 등록 특허는 27건이며, 출원 건수는 29건이다.

대표적인 기술은 난용성 약물의 용해 특성을 개선하는 ‘뉴네오솔(New Neosol)’이다. 알피바이오는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제형 대비 약물 용출 속도를 최대 2.9배 높이고 캡슐 크기는 최대 3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업화 사례도 확보했다. 알피바이오는 항히스타민 성분인 펙소페나딘에 자체 가용화 기술을 적용해 연질캡슐 제형을 개발했다. 이를 SK케미칼 ‘노즈알연질캡슐’, GC녹십자 ‘알러젯연질캡슐’, 종근당 ‘쿨노즈에프연질캡슐’ 등 주요 제약사 3곳에 공급하고 있다.

하나의 제형 기술을 활용해 서로 다른 제약사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제품군은 2024년 출시 초기 6개월 만에 누적 생산량 2800만개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펙소페나딘 연질캡슐의 30캡슐 병포장에 대한 24개월 장기보존시험도 완료하면서 포장 규격 확대에 나섰다.

기술 중심의 제조 역량은 생산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알피바이오의 지난해 일반의약품 생산시설 가동률은 60%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81%로 21%포인트(p) 상승했다. 2024년 가동률이 5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설비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생산량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일반의약품 생산실적은 약 4억5248만캡슐로, 지난해 연간 생산량인 약 6억6914만캡슐의 67.6%를 반기 만에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일반의약품 매출 329억원 가운데 연질캡슐 매출은 320억원으로 전체의 약 97%를 차지했다. 알피바이오의 의약품 사업이 연질캡슐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도 생산시설 가동률이 93%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419억원으로 일반의약품 매출을 웃돌았다.

알피바이오는 의약품 시장에서 확보한 제형 기술을 건강기능식품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뉴네오젤(New Neogel)’이다. 특수 가소제를 활용해 연질캡슐 피막의 누액을 방지하고 제품에 따라 소비기한을 최대 36개월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재고 관리와 제품 반품와 폐기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알피바이오 관계자는 “새로운 제형을 개발할 때 요구되는 기술 검토와 생산 공정 확보 경험을 축적한 만큼, 기존 개발·제조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사의 제품 개발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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