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최근 인도에서 세계 첫 D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같은 플랫폼을 쓰는
제넥신(095700)과
진원생명과학(011000)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두 회사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도 다른 개발 전략을 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반 임상과 비교임상으로 3상 방식이 엇갈리는 데다 주사 부위와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사 후 물리적 자극을 쓰는 방법도 다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DNA백신을 쓰고 있다. DNA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을 발현시킬 수 있는 유전자를 DNA 형태로 몸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 단백질을 직접 주입하는 게 아니라 그 설계도를 몸에 넣은 뒤 우리 몸을 일종의 항원 생산 공장으로 돌리는 방식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DNA백신은 직접 감염원(항원)을 다루지 않고 그 설계도(유전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또 바이러스 염기서열만 알면 신속하고 빠르게 DAN를 합성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반면 일반적으로 항원 생산과 예방 효과가 낮다는 지적을 받는다. DNA가 항원을 우리 몸속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세포핵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입자가 커 세포핵 내부 진입이 쉽지 않아서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통상 백신 접종 후 주사 부위에 물리적 자극을 주는 방법이 병행된다.
두 회사는 우선 이 물리적 자극을 주는 방법이 다르다. 제넥신은 총처럼 생긴 전기천공장치를 이용해 백신 접종 후 주사 부위(통상 어깨)에 물리적 자극을 준다. 제넥신 관계자는 “전기 자극으로 근육 세포막을 유연하게 해줘 DNA가 세포막을 투과해 핵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전기자극 시간은 0.5초 정도라 순간 찌릿하고 마는 정도”라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은 반면 흡입 방식을 쓴다. 접종 역시 어깨에 근육주사가 아니라 손목 위의 팔 안쪽에 피내주사(피부 표피 바로 아래 주사) 형태로 이뤄진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백신을 개발할 때는 전기천공장치를 사용했지만, 처음으로 좀더 간편한 흡입 방식을 선택했다”며 “피지 제거기기와 유사한 흡입형 기기로 주사 부위를 30초 살짝 당겨주면 된다”고 했다.
두 회사는 임상 3상 방식도 차이가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열어준 비교임상 방식의 임상 3상을 계획 중이다. 비교임상은 백신 투약군과 가짜약 투약군의 예방효과를 견주는 일반적인 임상이 아니라 이미 허가된 백신과 개발 중인 백신의 중화항체가와 같은 면역원성 지표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비교 대상으로 플랫폼이 다르지만,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려 중이다. 비교임상을 선택하면 수만명대의 피험자를 수천명대로 줄일 수 있어 피험자 모집과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반면 제넥신은 해외를 통해 일반적인 방식의 임상 3상을 추진하고 있다. DNA백신으로 아직 허가받은 코로나19 백신이 없는 데다 일반적인 임상을 거쳐야 수출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비교임상은 아직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일각에선 이 방식의 임상을 거친 백신이 수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DNA백신은 인간을 대상으로 상용화된 사례가 아직 없다. 최근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 캐딜라(Zydus Cadila)가 세계 처음으로 DNA를 기초로 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자국 허가당국에 긴급사용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 회사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형으로 간주되는 우한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 외에 추가 항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제넥신 후보물질(GX-19N)에는 코로나 돌기 단백질 이외에 서열 보존성이 높아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뉴클리오캡시드 항원이 탑재돼 있다. 진원생명과학 역시 후보물질(GLS-5310)에 기존 백신이 겨냥하는 코로나 돌기 단백질 이외에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ORF3a라는 항원을 추가했다.
|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의 공통점 차이점 (자료=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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