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10일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에서는 신사업 관련 성과를 낸 바이오 주들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엑셀세라퓨틱스(373110)는 엑소좀 자동분리 정제 장비를 신규 출시했다는 소식을 발표하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은 최근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골관절염 통증 색전 치료재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10% 이상 상승 마감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3개월 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새내기 바이오 기업이다. 샤페론(378800)은 기술도입 계약 해지 소식에 5% 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신규 장비 출시 기대감에 ‘上’10일 KG제로인 엠피닥터(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엑셀세라퓨틱스 주가는 752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29.88% 급등했다. 주가 급등 배경으로는 신사업인 엑소좀 자동화 분리정제 장비 출시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엑셀세라퓨틱스 주가 추이.(자료= 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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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엑소좀 자동화 분리정제 장비 ‘엑소더스(Exodus) T-2800’을 새롭게 출시했다고 알렸다. 엑소좀(Exosome)은 세포간 정보 전달을 위해 세포가 분비하는 30~150㎜ 크기의 아주 작은 세포외 소포체(EVs)로, 이 소포체는 단백질, 지질, 핵산 등 다양한 생체 유래 물질들을 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같은 특성에 엑소좀은 피부 세포의 재생과 활성화를 촉진하는데 효과를 보여 화장품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순도 높은 엑소좀을 분리하는 것은 어렵고, 많은 시간과 인력·비용이 투자된다. 엑소좀을 분리, 정제해도 수율이 낮아 이를 극복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엑소더스 T-2800는 차별화된 자동화 기술로 순도 높은 엑소좀을 높은 수율로 분리, 정제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출시한 ‘H-600’ 모델과 비교해 10L의 대량 공정이 가능하고, 처리 속도도 4배 이상 향상됐다. 샘플 전처리, 엑소좀 농축, 정제 및 자동 회수가 한대의 기기로 가능한 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등급의 장비다.하버드대 교수 연구진의 엑소좀 분리 기술을 토대로 개발된 장비로, 국내에서는 엑셀세라퓨틱스가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엑셀세라퓨틱스 관계자는 이날 상한가와 관련해 “향후 회사의 엑소좀 시장 진출 경쟁력 및 잠재력과 함께 현재 급성장중인 엑소좀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금일 주가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15일 상장한 엑셀세라퓨틱스의 본업은 세포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배지’(세포 먹이) 생산이다. 중장기적으로 세포 배양 배지의 국산화를 목표하고 있다. 배지는 세포들 먹이로, 세포 증식에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있어 세포 배양에 꼭 필요한 소재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3세대 화학조성 배지다. 이 배지는 1세대 우태아(FBS) 혈청 배지나 2세대 무혈청 배지와 비교했을 때 균질성과 안전성이 보장됐다.
FDA 뚫은 세계 첫 기술혁신 의료기기 개발사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 주가는 이날 10.6% 오른 3만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미국에서 기존에 없던 종류의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지난 2일 FDA로부터 근골격계 통증 색전 치료재 ‘Nexsphere-F™(넥스피어에프)’의 임상시험계획(IDE)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승인된 미국 허가용(Pivotal) 임상은 다기관, 무작위 배정, 공개(open-label) 방식으로 20개의 미국 주요 대학 병원에서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넥스피어에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주가 추이.(자료= 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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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피어에프는 이전에 없던 혁신 의료기기로 FDA 의료기기 ‘드 노보(De Novo)’에 속한다. 드 노보 승인은 해당 기술로서는 최초 승인이라는 의미가 있다. 일본에서 8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우수한 통증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넥스피어에프는 근골격계 통증 색전 치료에 사용이 가능한 전세계 유일한 유럽CE-MDD 허가 획득 제품으로 3분기부터 유럽 다수의 대리점과 판권 계약을 체결하여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전까지 진통제를 먹거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 일시적으로 염증이나 통증을 가라앉히는 게 일반적인 치료방식이었다. 관절 사이에 일시적으로 윤활제 역할을 하는 히알루론산 주사가 있지만,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근골격계 통증 완화 등 넥스피어에프와 관련된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승인을 계기로 향후 미국 시장에 본격적인 진입하고, 세계적인 기업과 추가적인 비즈니스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마케츠앤마케츠에 따르면 2020년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73억달러(약 10조원) 수준이었으나, 내년엔 약 110억달러(약 1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관계자는 이날 주가 상승과 관련해 “넥스피어에프의 미국 임상시험 승인으로 인해 기관 및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져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며 “전에는 시장 흐름이 좋지 않아 반영이 되지 않다가 최근 점차 반영이 돼 상승세를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계약 해지, 효능과 무관”샤페론(378800) 주가는 이날 5.48% 하락한 3190원에 장을 마감했다. 회사는 이날 공시를 통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와 2022년 체결한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 샤페론 주가 추이.(자료= 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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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에 따르면 샤페론은 전날 브릿지바이오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BBT-209)’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샤페론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로부터 수령한 선급금 20억원은 반환할 의무가 없다.
앞서 샤페론은 2022년 4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를 대상 지역으로 경구용 특발성 폐섬유증 의약품 개발을 위한 전용실시권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샤페론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로부터 계약금으로 20억원을 수령한 바 있다.
샤페론 관계자는 “이번 계약 해지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내부 전략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계약위반이나 회사의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의 효능 및 안전성과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