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박셀바이오(323990)가 연구 및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면서 임상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생법) 개정안에 따라 세포치료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한 매출도 발생할 전망이다.
17일 박셀바이오에 따르면 전라남도 화순군에 위치한 생물의약연구센터 첨단면역치료 개방형 산업화 플랫폼 내 박셀바이오 전용 GMP 센터가 최근 구축 완료됐다.
이번에 개소한 시설은 세포 치료제 등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GMP)에 맞춰 생산관리할 수 있는 최신 첨단설비를 갖췄다. 연면적은 1452㎡로 기존 시설 409㎡에 비해 3.5배 넓어졌다. 박셀바이오의 기존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162배치(batch, 의약품을 1회분 생산하는 단위)였는데 이번 증설을 통해 기존 대비 약 2배 안팎의 생산능력을 갖췄을 것으로 추정된다.
| 박셀바이오 연구개발 시설에서 연구원들이 연구 중에 있다. (사진=박셀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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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시료 생산량 늘어 차후 임상 속도 기대박셀바이오 관계자는 “최근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선 것은 최근 2a상까지 완료한 진행성 간암 치료제 ‘Vax-NK/HCC’의 연구개발과 관련이 있다”며 “앞으로 실시될 임상 규모가 커지는 만큼 임상용 의약품 생산에 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셀바이오의 메인 파이프라인 Vax-NK/HCC는 임상 2a상까지 완료된 상태로, 앞으로 2b상과 3상이 남아 있다. 이에 선제적으로 임상용 의약품 생산을 위한 시설 확장에 나선 것이다.
박셀바이오가 앞으로 실시할 임상 2b상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의약품 투여 용량과 반응의 상관 관계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임상 대상자를 다양한 코호트군으로 나눠 효과를 확인하기 때문에 2a상 대비 임상 대상자 수가 크게 늘어난다. 이처럼 앞으로 이뤄질 임상은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효능과 안전성을 최종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박셀바이오는 Vax-NK/HCC 임상 2a상을 17명 대상으로 실시했다. 연구 디자인에 따라 각 환자당 총 10번의 Vax-NK/HCC 투여가 이뤄졌기 때문에 총 170개의 NK세포 치료제가 사용됐다. 기존 박셀바이오가 162배치의 연간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단순 계산으로 공장을 100% 가동하더라도 꼬박 1년이 걸려야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박셀바이오와 규제당국의 요구 기준에 따른 2b상을 실시한다고 했을 때, 투여용량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약 500개의 NK세포 치료제 생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162배치 생산능력이었다면 공장 가동률 등을 고려했을 때 5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공장 확대를 통해 3년 안으로 임상 시료 생산 및 임상 투여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후 임상을 언제 시작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임상 규모 등은 규제당국 등과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첨생법 개정 시행 이후 추가 매출 기대지속적인 연구개발이라는 측면 외 내년 2월부터 시행 예정인 첨생법 개정안에 따라 ‘Vax-NK/HCC’가 의료현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박셀바이오는 이번 시설 확대를 통해 이에 대한 수요도 맞출 것으로 기대 중이다.
Vax-NK/HCC처럼 아직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의 경우 그동안 ‘치료 목적 사용승인’이라는 이름으로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했다. 그러나 치료 목적 사용승인은 모든 비용을 개발사에서 감당해야했다. 반면, 첨생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앞으로는 환자가 원하는 경우 환자가 치료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품목허가 이전 의약품을 사용해 치료가 가능하다. 박셀바이오에게는 중요한 매출원이 되는 것이다.
2020년 기술특례 상장한 박셀바이오는 올해까지 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면제 받지만, 내년에 매출 30억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치료 프로토콜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업계에 따르면 초기 상담 및 검사 비용, 세포 추출 및 배양 비용, 치료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 NK세포 치료제 하나에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Vax-NK/HCC의 비용 역시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지만 이와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다.
박셀바이오는 그동안 개발 중이던 세포 치료제를 활용해 11건의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바 있다. 특히, Vax-NK/HCC는 기존 치료제들의 효과가 미비하거나 근거가 부족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2a상에서 효과를 보인 만큼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빈도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의료진 입장에서도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위해서는 수많은 서류를 작성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이로 인해 건수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첨생법 개정을 통해 절차가 간편해진다면 박셀바이오의 세포치료제 투여를 원하는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NK세포치료제를 투여하고 싶하는 환자 수요는 꾸준히 있어왔다”며 “첨생법 시행 이후 최대한 많은 환자분들께 치료제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