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창상피복재 업체
티앤엘(340570)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3~4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피크아웃(Peak Out)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티앤엘은 이 같은 우려를 증설을 통해 잠재우겠다는 전략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앤엘은 2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추정하는 티앤엘의 2분기 매출은 513억원, 영업이익은 18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5%, 42.9% 증가한 수치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글로벌 파트너사 C&D 덕?이처럼 2분기 호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는 미국에서 여드름 패치 ‘마이티 패치’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마이티 패치는 2021년 미국 아마존닷컴에 입점한 이후 현재까지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패키지 물량을 대부분 2분기에 소화하는 것도 이번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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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앤엘의 성장은 해외 매출이 견인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창상피복재 수주잔고를 살펴보면 납기일이 올해 2분기(2024년 4~6월)인 해외 수주잔고는 396억원 규모이다. 전년 동기 대비 63.8%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국내 수주잔고 68억원을 더하면 국내외 수주잔고는 464억원이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2분기 수주잔고가 48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판매량이 늘어나는 데에는 주요 매출처인 ‘처치앤드와이트’(Church&Dwight, 이하 C&D)의 덕이 컸다. 티앤엘 전체 매출의 53.2%를 내고 있는 C&D는 2022년 9월 티앤엘의 주요 매출처였던 히어로(Hero)를 인수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다. C&D는 옥시크린, 워터픽, 테라브레스 등 유명한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티앤엘은 C&D를 통해 CVS, 타깃(Target), 월마트 등 다수의 소매점에 입점했다. 아직 히어로 제품이 C&D 유통망 중 20% 미만 지점에서만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입점 확장에 따른 미국 매출의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美 성장 여력 남아있나?…피크 아웃 우려는 증설로 불식북미 트러블 케어 시장 규모는 약 7조원 정도로 파악되며, 그 중 여드름 패치 등 패치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북미 트러블 패치 시장이 약 1조 4000억원 규모라고 추산면 티앤엘의 북미 매출이 성장할 여지가 상당한 셈이다. C&D에 따르면 히어로의 여드름 케어제품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8.4%이다.
미국 여드름 패티의 가정 내 침투율은 10% 이내로 초기 시장 단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티앤엘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여드름 패치는 ‘마이티 패치’로 통한다”며 “여드름 패치가 대중화될수록 히어로 브랜드의 침투율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각에선 피크아웃이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피크아웃이란 정점에 이른 뒤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을 뜻한다. 이에 대해 티앤엘 측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피크아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피크아웃 우려를 불식시킬 티앤엘의 카드는 증설이다. 티앤엘의 생산능력(CAPA)이 1000억원 규모에서 이달부터 1250억원, 풀가동 기준으로 2500억원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티앤엘은 앞으로 4개 라인까지는 무리 없이 증설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1개 라인당 CAPA가 25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1000억원 규모의 CAPA를 늘리는 게 가능한 셈이다.
하반기부터 유럽, 중국 매출 성장도 기대올 하반기부터는 유럽, 중국 등 다른 국가의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유럽의 경우 아직 초기 시장 진입 단계인 만큼 매출이 가시화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의 경우 이미 티앤엘의 여드름 패치 수요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어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단 중국 매출의 경우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 진출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티앤엘은 지난해 7월 유럽시장에 진출했으나 아직 유럽 매출이 크게 증가하진 않은 상태다. 티앤엘의 1분기 해외 매출이 미국 매출(103억원)과 기타 지역 매출(54억원)으로만 분류돼 있는 것도 유럽 매출이 아직 따로 다른 지역과 구분 지을 만큼 뚜렷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티앤엘 측은 유럽 트러블 패치 시장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티앤엘 관계자는 “미국에 처음 진입했던 2018~2019년도와 유사한 상황”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플레이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진입한 것이기 때문에 시장 침투에 최소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티앤엘은 유럽 시장 침투 과정에 C&D의 유럽 유통망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티앤엘의 제품은 영국, 프랑스, 크로아티아 등에 판매되고 있다. 올해는 헝가리, 그리스 등으로 판매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C&D 역시 올해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40개국으로 유통망을 신규 확장하겠다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티앤엘의 증설은) 유럽 수출을 앞두고 이뤄지는 증설로 해석되며, 추가적인 매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최근 중국 등 방한 외국인의 수요 증가로 국내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티앤엘 창상피복재 제품은 올리브영을 통해 중국 시장에도 간접적으로 진출했다. 국내 창상피복재 매출의 절반가량이 사실상 중국 수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손 연구원은 “티앤엘의 창상피복재 제품의 약 50%는 올리브영 등 국내 채널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며 “징둥닷컴의 스킨케어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한 올리브영 ‘케어플러스’ 여드름 패치의 원단(원제품)도 티앤엘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올리브영을 통해 중국으로 여드름 패치 제품의 원제품이 수출되는 물량은 국내 매출로 반영된다. 따라서 해외 매출 증대에는 올리브영의 일본, 미국, 중국 등 오프라인 매장 진출이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티앤엘 제품은 수출용 물량으로 집계돼 해외 매출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백지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앤엘은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도 유럽 및 중국향 매출이 일부 발생하며 전년 대비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