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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후발주자에서 선도기업으로 도약에 성공하며, 기업가치도 재평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백신 파이프라인 진척, 백신 생산 인프라 확장,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플랫폼) 강화 등이 근거다. 실적도 바닥을 찍고 반전에 성공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도 구축한 상황이다.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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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V13 개별접합체 원액 수출 논의 재개...‘GBP410 이어질 성장 사다리’ 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PCV13)의 수출 재개를 위해 주요 글로벌 거래처와 논의를 재개했다. 2020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러시아에 수출한 PCV13 개별접합체 원액과 연구용 완제 의약품이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의 조성물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지 약 5년 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달 같은 내용의 소송에서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아낸 결과다. 대법원은 개별접합체 원액은 해당 특허의 청구항에 해당하지 않으며, 연구목적의 공급 역시 특허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PCV13 백신 수출이 사실상 봉쇄됐던 상황에서 해외 시장 진출에 다시 나설 수 있는 ‘법적 면허’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중남미 등 관련 백신 수요가 집중된 시장으로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향후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전 적격성 평가(PQ)를 거쳐 조달 대상 품목으로 포함할 경우, 국제백신연합(GAVI)과 유니세프 공급도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PCV13의 수출 재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 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백신 ‘GBP410’의 향후 조기 시장 진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410으로 글로벌 백신 접종 시장의 중심으로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GBP410은 세계 최초의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이다. 현재 생후 6주부터 17세까지 총 7700여 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기존 제품 대비 혈청형 커버 범위를 대폭 넓혀 예방 효과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각국 보건당국 및 국제조달기구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 규모는 올해 92억 달러(약 13조원)에서 연평균 4.83% 성장해 2030년 117억 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가 협업 시너지를 통해 폐렴구균 백신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사노피는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의 허가 절차도 주도할 계획이다.
 |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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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생산 역량 확충으로 자신감 드러내...‘주가 바닥 찍었다’ 시장 공략에 대한 자신감은 GBP410 생산 공장의 조기 건설에서 알수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경북 안동 백신 공장(L HOUSE)의 기존 생산동을 3층으로 확장, 총 4200㎡의 생산 공간을 추가 확보했다. GBP410 생산을 위한 전용라인으로 사용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cGMP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L 하우스는 2021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EU-GMP 승인을 받은 바 있다.
mRNA 백신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과 지난달 mRNA 기반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인 ‘GBP560’의 글로벌 임상 1/2상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착수했다. 총 402명을 대상으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CEPI는 이 연구에 최대 1억 40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지원한다. 이는 팬데믹 대응을 위한 플랫폼 기술 경쟁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선두권에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본뇌염 외에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 코로나19 변이 대응 백신 등 범용 감염병 백신을 자체 개발하며, ‘글로벌 공공보건 파트너’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밖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410 이후 고위험군 RSV 백신, 대상포진 백신, 수두 백신 등으로도 포트폴리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지난해 인수한 독일의 C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도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IDT는 유럽, 북미, 아시아 등 30개국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WHO 등 다수의 국제 인증을 갖춘 백신·세포치료제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은 ITD와 시너지로 지난 1분기 연결 매출 15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배 증가한 수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연간 400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과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변화에 시장도 조기 반응하고 있다. 올들어 한때 4만원 이하로 무너졌던 주가의 흐름 변화가 증명한다. 최근 상승 전환해, 4만 5000원대를 재탈환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모가 이하 수준으로 기업 실제 가치에 비해 낮아 상승 여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시기 단발성 공급에 의존하지 않고, 구조적인 성장 역량을 갖춘 몇 안 되는 국내 백신 기업”이라며 “연구개발(R&D) 중심의 사업 모델과 글로벌 CMO 전략을 병행할 수 있는 유연성은 향후 글로벌 보건 위기에서도 대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