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수건 스킨그랩 대표 "피니프 개발부터 인허가까지 14개월, 신제품도 화수분"
  • 등록 2025-08-30 오전 10:31:03
  • 수정 2025-08-30 오전 10:31:03
이 기사는 2025년8월30일 10시31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피부미용의료기기도 개인 맞춤형의 시대다. 고주파 미용장비의 통증 개선법으로 개별 환자의 실시간 피부 온도에 맞춰 맞춤형으로 냉각가스를 발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개발부터 미국 인허가까지 14개월 걸렸다. 이게 시작이고 아이디어는 많다.”

이수건 스킨그랩 대표의 얘기다. 이 대표는 ‘포텐자’로 알려진 제이시스메디칼(287410)에서 14년, ‘버츄RF’로 유명한 글로벌 회사 쉬엔비에서 3년을 재직하는 동안 미용의료기기 신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모든 업무영역을 경험했다.

최근엔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체 개발한 고주파 리프팅기기 ‘피니프’(Finiff)를 통한 현금흐름 창출 계획 및 2027년 일반상장이라는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이수건 스킨그랩 대표(사진=임정요 기자)
시리즈 A 투자유치 후 기업가치 245억

스킨그랩은 2021년 10월 이수건 대표가 창업했다. 이 대표는 2004년 서울산업대 컴퓨터공학 학사를 졸업하고 2005년~2019년 제이시스메디칼에 근무했다. 제이시스메디칼 근무기간 동안 아주대 경영학 석사 졸업, 제주대 의공학협동과정 박사를 수료했다. 이후 2019년~2021년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회사인 쉬엔비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재직했다. 해당 기간과 겹치는 2020년~2021년에는 동원대학교 보건의료기기학과 겸임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의료기기 영역을 공부하고자하는 학생들에게 효율적인 접근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의 경력은 미용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학술, 연구, 전략, 기획, 인허가, 품질관리, 영업 등 전영역에 해당한다.

이 대표가 창업한 스킨그랩은 연초 시리즈 A로 45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시리즈 A에는 에이벤처스가 28억원, 데일리파트너스가 17억원을 투자했다. 사업 초기이며 아직 본격적인 매출 발생 전인 점을 감안해 투자 전 기업가치(pre-value)는 200억원을 책정했다. 시리즈 A를 마친 후 이 대표의 스킨그랩 지분율은 67%다.

이 대표는 “이번 조달금으로 제품 양산과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으로 발생시킬 자체 현금창출까지 고려하면 이번 확보한 자금으로 2년 6개월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스킨그랩은 그간 딥테크 팁스(TIPS)로 3억원, 정부지원 연구보조금으로 15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더불어 창업 초기에는 턴키(turn-key) 형태의 외주용역개발로 2023년과 2024년 각각 9억원씩 매출을 올렸다. 계약 상대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알 법한 미용 의료기기 회사의 신제품 장비가 스킨그랩 팀 멤버들의 작품이다.

이러한 용역서비스를 통해 한 편으로는 업계 내 레퍼런스를 쌓고, 다른 편으로는 자금을 모아 자체 제품 개발을 이뤘다. 창업 4년차인 작년 말 고주파 리프팅기기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허가를 획득했고 올 7월엔 국내 식약처의 인허가도 받았다. 미국에서는 벨로라(Velora), 국내에서는 피니프(Finiff)라는 브랜드명으로 마케팅에 나선다.

피니프(사진=스킨그랩)
스킨그랩의 첫 고주파 제품인 피니프는 침습-비침습 핸드피스를 모두 갖춰 환자의 필요에 따라 시술을 결정할 수 있다. 비침습의 경우에는 통증을 최소화하는 개인맞춤형 냉각시스템 센서를 탑재해 차별성을 키웠다. 침습의 경우에는 한번의 마이크로니들 삽입에서 1.5㎜, 1.0㎜, 0.5㎜의 3단계 피부깊이에 고주파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니들을 삽입하고 뺄 때 통증이 제일 심한 점을 고려해, 얼굴을 세바퀴 돌며 바늘을 찌르지 않고 한바퀴 만에 시술을 끝내는 형태다.

직접 경쟁제품으로는 미국계 회사 솔타메디칼의 ‘써마지’,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루트로닉(085370)의 ‘세르프’가 있다.

스킨그랩은 품질제조관리기준(GMP)과 의료기기 품질인증기준 ‘ISO13485’ 인증을 받은 자체시설에서 피니프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한 달에 50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스킨그랩 제품들은 모두 교체형 소모품을 사용해 장비 매출을 내면 소모품 매출이 계속 따라가는 형태다.

이 대표는 “용역개발은 올해로 끝이고 이제부터는 피니프 제품매출로 유기적인 매출을 늘린다. 2025년 매출로는 40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쟁사들 PE에 팔린 게 기회”

신생업체인 스킨그랩에게 시장 진입이란 마냥 쉬운 얘기는 아니다. 미용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주기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여야 하는 압박과 실소비자 및 피부과병의원 대상으로 펼쳐야하는 마케팅·영업의 부담이 있다. 제품 인지도와 업체 레퍼런스가 쌓여 시장을 선점한 경쟁업체도 많은 상황이다. 유수의 국내 미용의료기기 업체들이 글로벌 사모펀드(PE)에 인수되어 막대한 자금줄을 기반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경쟁사들이 PE에 팔린 게 우리같은 후발주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창업주가 없는 회사들은 신제품이 나오기 어렵다. 미용기기 회사의 발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결정해주는 사람’이다. PE에 팔린 곳들은 창업자들이 빠져나가면서 빠른 의사결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생업체지만 노하우는 노련한 노장과도 같다. 이 대표는 “피니프는 개발부터 인허가까지 총 14개월, 그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에 4개월이 걸렸다”며 “제품 개발 초기부터 인허가 전략을 함께 짜야 한다. 동등성 입증으로 인허가 받을 것인가 혹은 임상을 할 것인가 전략적 판단을 내리지 않다면 개발을 다시 해야하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피니프를 이을 차세대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초음파와 약물을 결합한 형태의 장비로, 피부미용 앰플을 장착한 핸드피스로 초음파 에너지와 함께 앰플을 분사시키는 비침습 장비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킨그랩은 내수시장을 20%, 해외시장을 80%로 계획한다. 현재 미국 바이어(buyer)와 계약 막바지 단계”라고 말했다.

피니프는 미국, 국내, 러시아, 대만에서 인허가를 받았고 일본에도 진출했다. 이어 홍콩, 호주, 중동, 태국, 싱가포르, 이란에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매출 성장을 기반으로 2027년 일반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 금천구 소재 스킨그랩 본사(사진=임정요 기자)


팜투자지수

팜투자지수는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됩니다.

구독하기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