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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레이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신경써야
  • 변이 확산되면 집단면역 달성 어려워
  • 변이 바이러스, 부스터샷 대응 한계 있어
  • 변이 바이러스 대비 중장기 전략 세워야
  • 등록 2021-04-25 오후 1:21:28
  • 수정 2021-04-25 오후 1:21:28
김태억 리드컴파스 인베스트먼트(VC) 대표(사진)가 국내외 주요 신약개발 동향을 한달에 한번 전한다. 주목해야 하는 신약개발 기술과 회사, 효과 등을 톺아본다. 특히 제약 바이오 투자자의 관점에서 그런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짚는다. 김 대표는 기술경제학 박사(영국 리즈대학)로 ‘신약 후보물질 감별사’로 통한다. 2015년부터 지난 4월까지 K바이오의 해외 기술수출을 지원하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본부장)에 몸담았다. 그 기간 700여개로 추정되는 국내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정부 지원을 받은 600개의 가치를 모두 평가했다. 국내 신약 후보물질의 현황과 수준, 해외 신약개발 동향 등을 꿰뚫고 있다는 평이다.

[김태억 리드컴파스 인베스트먼트(VC) 대표] 4월 24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안에 들여올 코로나 백신 총량은 9900만 명분이다. 또한 실제 백신 도입시점과 구체적인 접종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방역당국은 11월 집단면역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국민 100% 접종에 필요한 물량을 이제라도 확보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그동안 백신도입과 관련해서 정부가 보여준 뒤늦은 대응, 불투명한 정보와 선언적 수준의 국민소통 등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반응이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을 둘러싼 여당과 야당의 정쟁이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코로나 팬데믹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과연 언제쯤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모든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중 하나는 과연 언제쯤 집단면역이 형성되어서 일상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정부는 이번 백신 추가도입을 계기로 11월 집단면역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반해 야당은 과연 11월 이전까지 도입 가능한 물량이 얼마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러한 논쟁의 밑바탕에는 백신 접종이 일정수준을 넘으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백신을 둘러싼 논쟁은 차고 넘치지만 한가지 가장 중요하고 치명적인 이슈는 여전히 검토되지 않고 있다. 바로 코로나 변이 문제다.

Covid-19와 같은 강한 전염력을 가진 팬데믹은 한 국가 단위의 집단면역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집단면역이 달성되려면 충분한 규모의 백신을 확보하는 것(집단적 백신접종) 외에도 몇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만 한다.

첫째, 일정 수준 이상의 인구가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의 경우 백신거부자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다. 둘째, 백신이 만든 항바이러스 항체의 존속기간이 충분히 길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코로나 백신의 항체 지속기간은 길어야 8개월 짧게는 6개월이다. 셋째, 바이러스 변이가 확산되는 속도나 종류에 비해 백신접종이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작용해야 한다. 하지만 바이러스 변이는 너무 빠르고 그 변이의 종류 역시 엄청나게 많다. 이에 반해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백신은 우한 코로나 원형을 대상으로 개발된 것들이며, 몇몇 변이들에 대해서는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넷째, 바이러스의 변이가 전염력이 약해지는 방향으로 일어나거나 중증 치사율이 낮은 방향으로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변이 중 적어도 10개 이상은 감염력, 전염력, 중증 치사력에서 우한 코로나보다 더 치명적인 것들이다.

바로 이러한 점들로 인해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변이 확산으로 인해 집단접종과 집단면역은 전혀 별개의 문제가 되었고, 단기간내에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정책목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가 약 2조원 정도를 투입해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추적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이를 반영한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경우 4월 현재 변이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전체 감염자의 50%를 넘어서서 전국민 백신접종이 완료된다 해도 집단면역 형성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남아공 변이(B.1.351)의 경우 가장 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화이저 백신조차 항체 형성율이 77%에 불과하고 미국 오레곤 변이(B.1.1.7-O)에 대해서는 우한 코로나 대비 1/10 수준에 불과하다.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체계적인 추적 조사 결과가 충분치 않고, 모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백신효능 역시 임상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어떤 결론을 확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한가지는 확실하다. 현재 시점 기준 집단면역 성공가능성을 장담해서도 안 되고, 한 나라의 방역목표가 “언제까지 집단면역 형성 완료”로 설정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오히려 그 반대의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이 특히 주의를 기울였으면 하는 사항이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소위 말하는 부스터샷(접종 횟수 증가)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은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부스터 샷을 통해서 기대하는 것은 중화항체의 체내 존속기간을 늘려서 동일 바이러스에 대한 재감염율을 낮추고 티세표(T Cell) 면역기억능을 활용해서 여러 가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살상능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화항체는 바이러스 항원을 매우 특이적으로 인식하기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특히 취약하며 T Cell 면역기억이 다양한 종류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를 가지는지는 검증되지 않았고, 오히려 몇몇 종류에 대해서는 30% 정도의 살상능 저하가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지금부터 집중해야 할 것은 백신접종을 최대한 서두르는 것 외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속도와 증가율을 보면 지금부터 서둘러도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첫 번째로 집중해야 할 일은 변이 바이러스의 특징과 확보 가능한 백신의 종류에 따른 효능을 치밀하게 비교 검토하고, 가장 효능과 안전성이 높은 백신을 위주로 접종계획을 세워야 한다.

두 번째로 집중해야 할 일은 국산 백신 개발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능력을 우선 주목해야 한다. 집단면역은 기대만큼 빠르게 오지 않으며,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계절성 팬데믹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산 백신 개발과 관련 우리나라가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기 출시된 백신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신종 백신을 개발해서 계절성 팬데믹에 대한 스스로의 대응 능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아래의 표는 그동안 발견된 바이러스 변이 중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간주되는 몇몇 사례들의 특징과 기왕에 개발된 백신의 효능에 대해서 정리한 결과이다. 하지만 연구 진행정도가 아직은 초기이며, 백신 효능과 관련된 결과 역시 연구자에 따라 약간씩 다른 내용을 발표하고 있어서 확정적인 수치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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