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을 전격 인수했다. 지난해 말 부터 이어진 해외 진단기기 유통사 인수와 더불어 메리디안 인수로 글로벌 진단기업 톱 3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8일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Meridian Bioscience)를 약 2조원에 인수합병(M&A)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8년
한국콜마(161890)의 CJ헬스케어(現
HK이노엔(195940)) 인수(약 1조3000억원), 2022년
GS(078930)컨소시엄의
휴젤(145020) 인수(약 1조7000억원)를 뛰어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역사상 최대 인수 규모다.
이번 인수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인수 파트너사인 SJL파트너스와 메리디안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 60%, SJL 파트너스 40%로 인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양사가 공동으로 미국 법인에 출자를 하고, 해당 미국법인 자회사가 메리디안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최종 인수가 완료될 예정이다.
미국은 전 세계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이번 인수합병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북미 시장 진출 가속화와 글로벌 체외진단 톱티어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 출신의 미국 시장 전문가들로 구성된 SJL 파트너스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안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데 조력자 역할을 할 계획이다.
체외진단(IVD) 포트폴리오 강화메리디안 인수로 진단 업계에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체외진단 분야가 상당히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76년에 설립된 메리디안은 크게 진단과 생명과학 사업부를 두고 있다. 진단 사업부는 면역진단, 분자진단, 호흡진단, 혈액진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생명과학 사업부에서는 제약·바이오 제품 및 진단 시약의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진단 사업부는 H.pylori(헬리코박터균)나 C.difficile(대장 염증균)등의 소화기 감염 진단플랫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북미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만큼 이미 유명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회사의 강점인 토탈 진단플랫폼에 메리디안의 소화기 감염 진단플랫폼을 접목해 더욱 견고한 체외진단 플랫폼을 갖춰 나갈 예정이다.
북미·유럽시장 약점 지웠다이번 메리디안 인수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전 세계 유통망을 구축하게 됐다. 기존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에 유통망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해왔다. 유럽의 경우 올해 3월 독일 베스트비온(약 161억원), 4월 이탈리아 리랩(약 619억원)를 인수해 유통망 약점을 지웠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브라질 시장 2위 진단기업 에코 디아그노스티카(약 470억원)를 인수해 남미 시장 유통망을 강화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북미 시장도 메리디안 유통망을 활용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리디안은 그 동안 북미 시장에 주력하기 위해 북미 지역 유통망을 강화해왔다.
생산기지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리디안의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에 생산시설 활용할 계획이다.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따른 투자비 절감과 원가절감 등 이익률 개선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또한 메리디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들이 포진해 있어,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의 FDA 승인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은 “이번 메리디안 인수합병은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 규모 중 가장 큰 규모다. 인수 규모가 큰 만큼 인수 이후의 운영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가진 R&D 능력과 대량생산 노하우, 메리디안의 북미 영업망과 FDA 인허가 능력, SJL 파트너스의 인적관리 노하우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현장진단시장에서 톱 3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