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가 중국 체외진단시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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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체외진단기업들은 중국 및 해외 기업들 대비 기초 체력이 취약하다. 기업이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국 기업들을 피해야만 승산이 있다. 중국이 하지 않은 제품 개발, 진출하지 않은 시장에 먼저 진출해야 한다. 바디텍메드도 이런 전략으로 3년 내 200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는 국내 체외진단기업들의 약한 경쟁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특히 중국 정부발 체외진단기업 굴기에 따른 한국 체외진단사업 위기를 지적했다. 중국 체외진단기업들은 실적, 시가총액 면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과거에는 일본 체외진단시장이 중국보다 2배 이상 컸다. 하지만 최근 내가 직접 느끼고, 또 통계적으로 봐도 중국 시장이 일본 시장을 앞질렀다”며 “중국 체외진단기업들의 매출을 보면 일본은 물론 국내 기업 매출과는 게임이 안 될 정도로 커졌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접어든 후 국내 기업들은 역성장이 뚜렷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상장된 중국 체외진단기업은 150개가 넘는다. 매출 규모도 일본은 물론 국내 기업들보다 훨씬 크고, 기업가치도 높다. 글로벌 체외진단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민드레이(Mindray)는 지난해 매출 6조4693억원, 영업이익 2조4182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무려 52조3347억원에 달했다. 또 다른 중국 체외진단기업인 완타이(Wantai)는 매출 1조206억원, 영업이익 2595억원, 시가총액 16조5746억원이다. 리브존 역시 매출 2조3020억원, 영업이익 4469억원, 시가총액 4조122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 최대 체외진단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6557억원에 불과하고, 2년전 1조원대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48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최 대표는 “중국 체외진단기업들 역시 코로나 이후 역성장을 했다. 하지만 상장 체외진단기업들의 2023년 합산 매출은 52조원 이상으로, 2019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평균 P/E(주가수익비율)도 15배 이상, 기업 평균 P/B(주가순자산비율)는 30배에 달했다”며 “반면 한국 상장 체외진단기업들은 2021년 7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매출이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 급감했다”고 말했다.
| 중국 체외진단기업 시가총액 상위 15개사 현황.(자료=바디텍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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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국 체외진단기업들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단언했다. 대부분의 체외진단기업이 중국 중앙 정부와 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대규모의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한데, 이는 글로벌 진단기업들 역시 글로벌 빅파마 지원을 받는 자회사 등이라는 부분을 고려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해외 진단기업들은 소위 대기업이라고 하는 글로벌 빅파마나 대형 의료기기 기업들이 사업을 영위한 덕에 컸다. 중국 역시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중앙 정부와 성 정부가 운영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 체외진단 기업들은 규모가 작다. 대기업이 진단 사업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산업 자체 규모가 작고, 정부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국내 대기업이 진단사업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약품과 달리 에프터 서비스(AS) 즉, 제품에 대한 클레임이나 반환 등 인력과 자금이 소요되는 구조가 필요해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 체외진단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탄탄한 내수 시장에서 매출을 내고 기업가치를 키웠다. 지금의 알리 익스프레스나 테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글로벌 제품과의 동등한 성능에 뛰어난 가격경쟁력으로 내수를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키우고 있다”며 “국내 병원들의 진단장비도 대부분 중국 민드레이사가 점령했다. 코로나 진단키트의 경우도 주부사원 5만명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 80%를 가져갔다. 가성비가 너무 좋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단장비를 개발하는 것도 어렵지만 장비를 개발해도 중국 가격경쟁력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국내 기업들이 진단장비를 개발하지 않는 이유”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진단장비는 글로벌 기업 장비 대비 약 30% 싼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직원들의 임금은 3분의 1 수준이다. 바디텍메드의 경우 제품 생산직원들이 약 150명 정도지만, 중국의 경우 한 회사에 1500여명의 생산직이 있다. 가격으로 중국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그의 전언이다.
다만 최 대표는 중국 기업과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회피하는 전략으로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바디텍메드(206640)는 코로나 엔데믹 후 국내 진단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실적이 성장 중인 기업이다. 2022년 1181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1342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매출 역시 1510억원으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중국이 진출하지 않은 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인도와 유럽, 미국 시장이 대표적이다. 중국 기업들이 제품 복제와 자가발전을 굉장히 잘 하지만, 선진 시장에서 허가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류 작업에 애를 먹는 것도 있고, 주요 국가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도 이유”라면서 “바디텍메드는 인도와 유럽에 진출했다. 미국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중소형 장비와 시약을 140개국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유통 판매하고 있고, 가정용과 개인용 진단장비와 시약을 통해 감염병을 치료의학에서 예방의학으로 전환시키고자 한다. 현재 매출은 해외에서 약 93% 발생한다. 중국이 개발하지 않은 제품과 진출하지 않은 시장을 선점해 3년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