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이번 반기보고서 제출을 계기로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중 한계기업 시장 퇴출 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2200238.jpg) |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
바이오·헬스, 상반기 의견거절 10곳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과 맞물려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의 비적정 검토의견이 무더기로 나왔다.
카이노스메드(284620), 셀루메드(049180), 신테카바이오(226330), 엔지켐생명과학(183490), 롤링스톤(214610)(옛 더바이오메드), 유틸렉스(263050), 셀레스트라(352770)(옛 클리노믹스), 이오플로우(294090), 올리패스(244460), 한국유니온제약(080720) 등 10곳이 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았다.
셀루메드와 엔지켐생명과학, 롤링스톤 등은 이미 2025사업연도 감사에서도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던 기업들이다. 신테카바이오는 2025사업연도 연결·별도 감사의견이 모두 적정이었지만 올 상반기첫 의견거절을 받았다.
의견거절은 기업이 적자를 냈다는 의미가 아니라 감사인이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을 형성할 만큼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검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거나 계속기업 존속능력 등에 중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의미다.
셀루메드와 롤링스톤, 엔지켐생명과학 등은 기초재무제표나 주요 계정에 대한 검토범위 제한이 핵심이었고, 신테카바이오는 대여 거래의 정당성과 자금 사용처를 확인할 충분한 검토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유틸렉스와 한국유니온제약은 기존 감사의견 거절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과 감사범위 제한 문제가 이어진 사례다.
이오플로우는 기초재무제표 검토범위 제한과 주요 검토절차 제약,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셀레스트라와 올리패스, 카이노스메드 역시 기존 회계·재무 이슈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기 검토의견 거절이 이어졌다.
매출 기준 미달, 자본잠식까지…상장 리스크 중첩 일부 기업은 감사의견 문제를 넘어 매출 요건이나 재무적 위기까지 동시에 겹쳤다. 카이노스메드는 반기 의견거절에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완전자본잠식까지 기록했고 셀레스트라도 의견거절과 반기 매출 미달, 완전자본잠식이 동시에 확인됐다. 이오플로우는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이 2억원대에 그치면서 분기·반기 매출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데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올리패스도 반기말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이번 반기보고서를 통해 처음 문제가 불거진 것이 아니라 이미 상장폐지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등 관련 절차를 밟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오플로우 역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상태였으며, 19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상장폐지가 의결됐다.
코스닥 상장사의 분기 매출 3억원, 반기 매출 7억원에 미달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도 속출했다. 이오플로우, 에이비온(203400), 셀레스트라 등이 여기에 속했다. 코스닥 상장사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주된 영업이 사실상 정지된 것으로 간주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받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반기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완전자본잠식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적용된다. 금융위원회가 개정한 상장규정에 따라 2026년 상반기 반기보고서부터 해당 요건에 대한 심사가 시작됐다. 반기말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카이노스메드와 셀레스트라, 이오플로우, 올리패스 등 4곳이었다.
문제는 일부 기업에서 이 같은 회계 신뢰성 문제와 매출 급감, 자본잠식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연구개발 단계에서 적자가 지속되는 수준을 넘어 영업 지속성과 재무건전성, 회계 신뢰성 문제가 중첩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정기보고서 자체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피씨엘(241820)은 지난 14일까지 반기보고서를 내지 못하면서 정기보고서 미제출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됐다. 피씨엘은 이미 지난해 9월 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상태다. 이후 회사가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관련 절차가 보류됐지만 이후 사업보고서와 1분기 보고서에 이어 반기보고서까지 미제출 사유가 누적됐다.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기업 대부분은 이미 정상적으로 주식이 거래되는 일반 상장사와는 거리가 있다. 관리종목이나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됐거나 감사의견·실질심사 등의 문제로 거래가 정지된 회사가 상당수다.
카이노스메드, 셀레스트라, 올리패스, 유틸렉스, 한국유니온제약, 피씨엘 등은 이미 상장폐지 결정까지 내려진 뒤 가처분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셀루메드와 엔지켐생명과학, 롤링스톤 등은 2025사업연도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다.
바이오 옥석가리기 본격화…한계기업 퇴출 압력 ↑ 이제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중 한계기업에 대한 생존력 검증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장기간 의미 있는 매출을 내지 못한 채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등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해 연구개발을 이어온 바이오기업일수록 상장 유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자금조달 시장에서도 기업 간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분위기다.리가켐바이오(141080)와 알테오젠(196170), 에이프릴바이오(397030) 등 기술이전 성과나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입증한 기업에는 투자금이 몰리는 반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기업은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오기업은 외부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을 때는 매출 기반이 약하더라도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지만 자금줄이 막히면 누적 적자가 자본잠식과 유동성 위기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의 시장 퇴출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압박 수위를 높이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부터 내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며 부실기업의 신속하고 엄정한 퇴출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반기 말 완전자본잠식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요건에 새로 포함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동시에 상장 유지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성과를 입증하지 못한 바이오기업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부실 기업의 시장 퇴출 속도를 높이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시장 건전성 확보를 위해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코스닥 시장이 지나치게 안전성 위주로 운영될 경우 혁신 기술 기업의 진입이 저해될 수 있다. 기술력 있는 벤처 활성화를 위한 개선도 분명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