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을 치유할수 있는 신약을 개발할수 있는 여지가 있는 새로운 단서가 발견됐다. NASH 치료제는 화이자나 길리어드 등과 같은 글로벌 빅파마들도 각자 개발한 기전(작용방식)으로 성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NASH는 음주와 상관없이 간에 지속적인 지방이 축적돼 염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간섬유증, 간견병증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되는 심각한 질병이다. 아직 허가받은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美 NCI 연구팀 “니코틴 분해 미생물 NASH 완화”28일 미국 국립 암 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의 프랭크 곤잘레스 박사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니코틴을 분해하는 장내 특정 미생물이 NASH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장내 세균 유래 니코틴 분해 확인 (자료=네이처 온라인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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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 암 연구소는 미국 보건복지부(NIH)의 산하기관이다. 플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인 1937년 설립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약으로 앞으로 25년간 미국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로 낮추는 것을 내세우기도 했다.
연구진은 “‘박테로이데스 자일라니솔벤스(Bacteroides xylanisolvens)’라는 박테리아가 니코틴 입자를 분해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미생물을 갖고 있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에 걸린 쥐(mouse)는 없는 쥐보다 장내 니코틴의 농도가 낮고, 간의 염증 등 증상도 덜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동시에 이번 연구는 흡연자의 장에 축적된 니코틴이 NASH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니코틴이 장내 화합물과 상호작용을 해 궁극적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 박테로이데스 자일라니솔벤스가 니코틴을 분해하며, 이는 NASH 증상의 진행과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 (자료=네이처 온라인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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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스바이오텍은 “흡연과 NASH 사이의 연관관계는 분명했지만, 메커니즘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또 니코틴을 분해할 수 있는 장내 미생물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각기 다른 기전으로 K바이오 임상에 속도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36년이면 약 28조원에 이르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 개발사인
한미약품(128940)과
LG화학(051910),
일동제약(249420) 등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NASH 치료제로 두 개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자체 임상 2상으로 진행하고 있고, 연말에 첫 환자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나머지 하나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머크(MSD)에 라이선스 아웃을 했다. 마찬가지로 임상 2상 중이다.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글루카곤 수용체, GIP 수용체 및 GLP-1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기전이다. 다중 약리학적 효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지방간과 간 염증, 간 섬유화 등 복합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표=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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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은 ‘ID119031166M’ 미국 임상 1상을 진행중이다. ID119031166M은 ‘파네소이드 X 수용체(FXR)’와 결합해 해당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FXR 작용제 기전의 후보물질이다. FXR은 세포 내의 핵에 존재하는 수용체로 간의 지질 및 당 대사, 담즙산의 생성 및 배출, 염증 반응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화학도 한미약품처럼 파이프라인이 두 개다. ‘LG303174’는 간의 염증 진행과 관련된 ‘VAP-1’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연내 미국 1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LG203003’은 지방 합성효소인 ‘DGAT-2’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간내 지방 축적을 막는 기전으로 개발 중이다.
글로벌 개발사들도 적극적으로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에만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인터셉트, 화이자 등이 개발에 실패했거나 중단하기도 했다.
NASH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 관계자는 “발병원인은 물론 병리 기전 등이 복잡하고 아직 제대로 규명이 되지 않은 탓”이라며 “NASH는 염증이 반복되면서 섬유화가 일어나는데, 섬유화 기전도 아직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후발주자인 국내 개발사들이 빅파마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도절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