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와 눈의 가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감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열이나 몸살 없이 특정 시간이나 장소에서 증상이 반복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동물의 털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합니다. 이때 분비되는 히스타민이 코점막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재채기와 콧물,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알레르기약으로 불리는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의 작용을 차단해 이러한 증상을 줄여줍니다.
약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알레르기약으로는 ‘지르텍정’과 ‘알러샷연질캡슐’, ‘알레그라정120㎎’ 등이 있습니다. 모두 2세대 항히스타민제지만 성분과 제형, 졸음이 나타나는 정도와 복용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알레르기약들. 왼쪽부터 '지르텍', '알러샷', '알레그라'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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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씨비제약의 지르텍정과 GC녹십자(006280)의 알러샷연질캡슐은 모두 세티리진염산염 10㎎을 함유합니다. 미래제약의 노텍정과 제일헬스사이언스의 제일알지싹세티연질캡슐도 같은 성분과 함량의 제품입니다. 세티리진은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 두드러기, 피부 가려움증 등에 사용됩니다.
성인과 6세 이상 소아는 일반적으로 하루 한 번 10㎎을 취침 전에 복용합니다. 사람에 따라 졸음과 피로, 입 마름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복용했다면 운전이나 위험한 기계 조작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이나 수면제 등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물질과 함께 복용하면 졸음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지르텍과 알러샷의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제형입니다. 지르텍은 정제이고 알러샷은 연질캡슐입니다. 연질캡슐은 약 성분이 이미 액체에 녹아 있어 정제보다 붕해 과정이 단순할 수 있습니다. 세티리진 10㎎ 단일제라면 기대할 수 있는 기본적인 효능은 같으므로 특별히 선호하는 제형이나 제품이 없다면 포장 수량과 가격을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선택해도 됩니다.
한독(002390)의 알레그라정120㎎은 펙소페나딘염산염을 함유한 제품입니다. 펙소페나딘은 뇌로 이동하는 양이 적어 세티리진보다 졸음이 비교적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레그라정120㎎은 성인과 12세 이상 청소년이 하루 한 번 식사 전에 복용합니다. 이때 주스나 커피 등 다른 음료가 아니라 물로 복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히 자몽·오렌지·사과주스는 펙소페나딘의 체내 흡수를 떨어뜨릴 수 있어 함께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을 함유한 제산제도 펙소페나딘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속쓰림약이나 제산제를 함께 복용하고 있다면 약사와 상담하고 일반적으로 약 2시간의 간격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로라타딘 성분을 함유한 제품도 있습니다. 대표 제품은 바이엘코리아의 클라리틴정이며 동화약품(000020)의 플로라딘연질캡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003060)의 로라샷연질캡슐도 로라타딘 10㎎을 함유합니다. 클라리틴은 정제, 플로라딘과 로라샷은 연질캡슐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로라타딘도 세티리진보다 졸음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로라타딘 10㎎ 단일제는 성인이 일반적으로 하루 한 번 복용합니다. 졸음이 비교적 적은 성분이라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 복용한 뒤에는 몸의 변화를 살펴야 합니다.
콧물과 함께 코막힘이 심한 경우에는 삼일제약(000520)의 액티피드정과 같은 복합제를 찾기도 합니다. 액티피드정에는 항히스타민 성분인 트리프롤리딘과 코점막 혈관을 수축시키는 슈도에페드린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코막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졸음뿐 아니라 두근거림과 불면, 혈압 상승 등이 나타날 수 있어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갑상선질환, 녹내장, 전립선비대증 등이 있는 사람은 복용 전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성분이 다른 알레르기약을 두 가지 이상 함께 먹는다고 효과가 비례해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종합감기약에도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경우가 많아 알레르기약과 함께 복용하면 성분이 중복되고 졸음이나 입 마름 등의 이상반응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재채기와 콧물, 가려움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코막힘에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수면과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약을 계속 바꿔 먹기보다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누런 콧물과 발열, 얼굴 통증 등이 동반된다면 감염이나 부비동염 등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