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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식후에 먹어야 하는 약, 식전에 먹어야 하는 약, 자기 전에 먹어야 하는 약. 약국에서 처방받을 때 다양한 복약법을 안내받을 수 있는데요. 식전에 먹어야 하는 약과 식후에 먹어야 하는 약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또 식후에 먹어야 하는 약을 식전에 먹으면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요?
약국에서 약을 처방받을 때 가장 흔하게 듣는 복약법은 ‘식후 30분’입니다. 식후 30분이라는 의미는 반드시 식후에 먹으라는 뜻이라기보다는 식사와 약을 연관시켜 약을 빼먹지 말고 챙겨먹으라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또 자기 전에 복용하라고 복약지도를 받는 약들은 약을 먹었을 때 기립성 저혈압이나 졸음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는 경우들입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복약을 잊지 않기 위한 복약법인 셈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식후에 먹어야만 하는 약들도 있습니다. 이부프로펜, 아스피린과 같은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 진해거담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약들을 빈 속에 복용하면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을 겪을 수 있어 식후 약 복용이 권장됩니다.
음식 중 지방성분이나 식후 담즙산 분비 때문에 흡수가 촉진되는 이른바 ‘지용성’ 약들도 식후 복용이 권장됩니다. 여드름약인 이소트레티노인, 말라리아약인 할로판트린, 면역억제제인 타크로리무스나 뇌전증약인 카바마제핀이 이런 약에 해당합니다. 무좀약인 이트라코나졸도 정제나 캅셀제는 식후 위장의 산성도가 낮아졌을 때 복용하면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음식이나 식후 위장 내 산성도 변화 때문에 체내 흡수가 저해되기 때문에 약효를 최대치로 높이기 위해 식전에 먹는 것이 권장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 치료제나 시프로플록사신 계열 항생제, 페니실라민, B형간염약인 엔테카르비어와 같은 약들은 공복 상태에서 복용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식후나 식사 도중 먹으면 음식이나 다른 약에 흡착돼 흡수율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변비약 중 물과 만났을 때 부피가 늘어나서 변의 양을 늘려주는 팽창성 하제를 음식과 같이 먹으면 정상적인 소화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식전에 먹어야 하는 약을 먹는 것을 깜빡하고 식사를 했다면 식사가 끝나고 1시간 이후에 드세요. 위장의 산성도 때문에 식전 복용이 권장되는 약이라면 식사 후 1시간이 지난 위장상태가 산성도가 식전 30분과 비슷하기 때문에 늦게라도 복용하는 것이 낫습니다.
하지만 당뇨약과 같이 약물이 흡수돼 효과를 내야 하는 시간을 감안했을 때 식전 30분 복용이 필요한 경우는 반드시 약 복용 후 식사를 해야만 합니다. 당뇨약으로 쓰이는 혈당강하제 중 일부는 복용한 뒤 30분 이내에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혈당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