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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골관절염치료제(E1K) 등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를 높여 글로벌 시장 진입을 앞당기고, 이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 결과에서 통계적 한계에 부딪힌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P2K’도 현지 파트너사 스파인바이오파마와 협력을 이어가며 해법을 찾을 것이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2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20년 넘게 신약개발을 주력하며, 축적한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엔솔바이오사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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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K, 세계 최초 골관절염 근본치료제 도전 2001년 설립된 엔솔바이오는 스파인바이오에 잇달아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최근 2년간 기업가치가 크게 성장했다. 특히 유한양행(000100)을 거쳐 스파인바이오에 기술이전된 P2K의 임상 3상 결과를 앞두고 기대감에 한때 주가가 3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초 유효성 확인 실패라는 결과를 받으며 주가가 2만원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번 인터뷰에 김 대표가 직접 나서 향후 행보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한 배경이다. 현재 가장 집중하는 파이프라인은 세계 최초 골관절염 근본치료제(DMOAD) 도전하는 E1K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고, 조만간 승인이 나올 것”이라며 “그사이 준비를 철저히 해 내년부터 3년간 350명 이상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E1K는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뿐 아니라 연골 재생까지 확인하는 디모드 임상으로 설계됐다. 위약군 대신 히알루론산(HA) 주사제를 활성 대조약으로 사용해 위약효과 위험도 차단한 한 게 특징이다.
그는 “2029년 임상 성공 시 E1K는 세계 최초 디모드로 상업화될 수 있다”며 “골관절염 시장은 2030년 4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로 성장하는데 계획이 차질 없게 진행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E1K에 기반한 동물용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트벡스’(JointVex)도 현재 판매하고 있다”며 “수의사의 사용 편의성 높인 5ml 소용량 용기로 전환해 매출 확대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1K 이상의 상업성을 지닌 알츠하이머 근본치료제 ‘M1K’도 임상에 들어간다. M1K는 동물모델에서 인지기능을 정상 혹은 정상에 가깝게 회복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환자 임상에서도 같은 효능이 재현된다면, 인류의 난제인 알츠하이머병 해결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엔솔바이오는 보고 있다.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300억 달러(약 17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 “M1K를 다음 임상 진입 대상으로 현재 비임상 독성시험(GLP)를 완료했고, 2026년 초 환자 대상 임상1/2a IND를 신청할 계획”며 “M1K가 성공한다면 한국이 세계 신약개발사에 중요한 획을 긋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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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비만치료제 H1K 다크호스 역할 기대 가장 빠른 수익화를 이룰 수 있는 다크호스 파이프라인도 개발하고 있다. 경구용 비만치료제 ‘H1K’다. 일라이릴리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의 약물과 병용 시 약물 중단 후에도 체중 유지라는 효과를 확인하며, 후속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선 효능평가 실험에 따르면 GLP-1 약물과 H1K 병용 투여군의 체중 감소는 지방량의 감소에 기인한 것이 체내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확인됐다. 특히 복부 내장 지방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투여 중단 이후에도 체중 반등 효과도 상당히 억제돼 체중 감량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GLP-1은 식욕 억제를 통해 급격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담도 질환, 급성 췌장염 등이 발생한다. 약물 투여를 중단할 때 체중이 다시 빠르게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한계로 꼽힌다. 약물 투여의 효용성을 감소시켜 임상적 유의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H1K는 GLP-1 계열과 달리 대사를 촉진하는 신기전으로 체중 반등 요요현상과 근 손실 위험이 없고 매일 복용 가능한 안전한 약물”이라며 “현재 8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을 위한 사업개발(BD)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화되면 1조원 이상의 기술수출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글로벌 비만치료제 현황과 개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약 190억 달러(약 26조원)였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14.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8년에는 약 374억 달러(약 52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도 자체 펩타이드 발굴 플랫폼 ‘EPDS’를 통해 트롭(TROP)-2 타깃 펩타이드 전달체 ‘D1K’도 확보했다. 이를 기반해 펩타이드-약물 접합체(PDC)를 제작하고 있다.
김 대표는 “PDC는 ADC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 항암제로 비소세포폐암 세포 사멸 실험 결과를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FDA에서 임상과 승인을 통과한 링커와 페이로드를 적용해 안정성을 높인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P2K에 대한 입장도 정리했다. 그는 “스터디(STUDY)-1 임상 3상에서 1차 지표는 충족하지 못했지만, 안전성과 효능은 일관되게 확인됐다”며 “가짜 대조군(Sham)의 비정상적 위약 효과가 원인이었고 약물 펀더멘털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파인바이오는 스터디-1 결과와 한국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FDA에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요청할 것”이라며 “만약 FDA가 받아들인다면 P2K는 세계 최초 퇴행성디스크 치료제이자 최초의 TGF-β 타깃 약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알테오젠(196170)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로 유명한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P2K의 임상 실패에도 엔솔바이오의 주식을 추가 매입하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엔솔바이오 보통주 45만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26.58%에서 29.84%로 3.26%p 높였다. 형 대표는 이를 포함해 엔솔바이오에 지금까지 약 600억원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