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중국 제약사들의 대규모 기술 수출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에서도 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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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외신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 우정 증권(China Post Securities)은 중국 제약사들의 올해 상반기 기술 수출 규모는 660억달러(91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수치를 초과한 규모로 알려졌다.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지난달 중국 장쑤헝루이제약과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인 125억달러(17조4000억원) 규모의 12개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개발 및 판매 독점 계약을 발표했다.
중국 현지 기업들은 국가 지원과 인재, 점점 더 간소화되는 규제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은 중국 정부의 2025년 5개년 계획에서 공식적인 우선순위로 지정됐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중국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기업들이 해외 제약사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층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 기반 제약 사인 크리스탈파이(XTalPi)는 그레고리 버딘 하버드대 교수가 설립한 도브트리(DoveTree)와 60억달러(8조3400억원) 규모 라이선스 계약 체결했다. 버딘 교수는 5개의 상장 기업을 포함해 10개 이상의 생명공학 기업을 설립하거나 공동 설립했다. 버딘 교수가 주도한 3개의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도브트리는 크리스탈파이가 발견한 약물 후보를 개발 및 상용화할 수 있는 전 세계 독점권에 대해 서명 후 180일 이내에 크리스탈파이에 1억달러(1400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이 중 5100만달러(710억원)가 지급됐다. 크리스탈파이는 후보물질이 규제 및 상업적 이정표를 충족할 경우 연간 순매출의 한 자릿수 비율에 따른 로열티 외에도 최대 58억9000만달러(8조2000억원)를 지급받을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화이자(Pfizer), 사노피(Sanofi) 등도 중국 인공지능 신약개발 기업과 대규모 신약개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6월 인공지능 플랫폼과 전임상 항암제 포트폴리오에 대한 접근을 위해 중국 석약(CSPC)제약 그룹에 50억달러(7조원)이상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프랑스 사노피는 올해 4월 중국 헬릭슨의 미국 자회사인 에렌딜 랩스(Earendil Labs)와 독점 인공지능 플랫폼에서 발견한 자가면역 및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한 두 가지 잠재적 항체 후보에 대한 라이선스를 부여하기 위해 17억달러(23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기업 맥캔지앤드컴퍼티(McKinsey&Company)의 상하이 파트너인 팡닝 장(Fangning Zhang)은 “글로벌 제약사에게 있어 가장 큰 매력은 중국 기업의 약물 라이선스 및 고급 인공지능 플랫폼 액세스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이라며 “중국은 차세대 인공지능 기반 신약 발견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이 세계적으로 신약 개발을 위해 연간 150억달러(21조원)에서 280억달러(39조원)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