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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다인, 로슈 2039년까지 종속...비부인과서 노다지 캔다
  • 등록 2024-11-06 오전 7:20:22
  • 수정 2024-11-06 오전 9:21:03
이 기사는 2024년11월6일 7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바이오다인(314930)의 비부인과 검사키트가 자궁경부암에 맞먹는 파급력을 가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부인과는 자궁경부암을 제외한 폐암, 인후두암, 갑상성암, 전립선암, 방광암 등을 말한다.

폐·인두·후두 검사용액(파란색 용기), 자궁경부암 검사용액(분홍색 용기), 신장·방광·요도·요관·전립선 검사용액(연두색 용기), 갑상선·유방·림프선·침샘·복부기관 검사용액(보라색 용기). (제공=바이오다인)


4일 회사에 따르면, 바이오다인은 로슈와 비부인과 진단키트를 직접생산, 독점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자궁경부암 진단키트가 완전 기술이전돼 로슈가 생산, 판매하고 바이오다인이 로열티를 수취하는 것과 큰 차이다.

바이오다인은 독보적인 액상세포검사(LBC)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2014년 일본 로슈와 계약을 시작으로 2019년 로슈 본사와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엔 자궁경부암 진단기술을 로슈에 이전한 상태다. 바이오다인은 현재 일본, 러시아, 포르투칼, 태국, 독일 등 8개국에 장비와 진단키트를 수출 중이다.

로슈는 스위스 제약사로 지난해 매출이 587억프랑(93조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5위에 해당한다. 이중 진단 매출은 145억프랑(23조원)으로 글로벌 1위다.

로슈 2039년까지 바이오다인에 종속

로슈는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뿐만 아니라 바이오다인의 액상세포검사 기술에 종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로슈가 내달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액상세포검사 장비 자체가 바이오다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며 “이 말은 곧 바이오다인에서 제조한 다양한 비부인과 진단키트와 호환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대로 바이오다인이 제조하지 않은 진단키트는 로슈 장비에 사용할 수 없다”며 “로슈가 직접 생산해 바이오다인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를 제외한 나머지 종류의 검사키트는 모두 바이오다인으로부터 사들여야 된다”고 덧붙였다.

로슈 LBC 장비에선 비부인과 제품은 부인과 제품에서 사용하는 용액만 다르다. 검사 대상 세포가 달라지기 때문에 세포 종류에 따라 검체 보존에 필요한 용액이 다르다. 바이오다인이 바이알(병)에 용액을 채워주면 검체를 넣어 세포채취를 하게 된다.

바이오다인은 비부인과 검사항목별 보존용액 제조법을 기밀로 유지할 계획이다. 즉, 로슈가 빈 바이알을 보내주면 바이오다인이 용액을 충진해 완제품을 다시 공급하는 형태가 무한반복되는 구조다.

로슈와 바이오다인은 오는 2039년 2월까지 장기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다인 연혁.


높은 정확도에 키트 공급가 3000원...조기검진 특화

로슈가 바이오다인 기술에 목을 매는 이유는 높은 정확도에도 불구 키트 공급가가 3000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액상세포검사가 조기검사에 특화돼 있다는 얘기다.

양근호 바이오다인 이사는 “기존 액상세포검사는 검체에서 세포를 추출한 뒤 슬라이드에 도장을 찍는 방식”이라며 “도장을 찍을 때 글자가 덜 찍힐 때가 있다. 또, 인주가 눌리면서 글자가 뭉개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포가 손상되면서 검사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반면 바이오다인 방식은 검체에서 추출한 세포를 순간적으로 균일한 공기압(바람)을 불어넣어 슬라이드 위에 올린다”고 했다. 이어 “물리적인 압력을 사용하지 않아 세포 보존 상태가 우수하다”며 “온전한 세포가 중첩없이 슬라이드에 고르게 옮겨지면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고 비교했다.

세포진단 기술은 여타 방식의 검사 대비 가격이 싸고 검사법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양 이사는 “조직검사는 비용이 비싸고 수감자 고통을 수반한다”며 “액체생검이나 피검사는 혈액 속 특정 지표를 보고 암을 살펴본다. 비싸기도 하고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CT검사도 방사선 피폭 위험에 고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반면 액상세포검사는 세포 자체를 보고 암을 진단하기 때문에 정확하다”며 “아울러 소변으로 신장암, 방광암, 전린선암, 요도암 등을 검사할 수 있다. 가래나 침으로 폐암, 인두암, 후두암 등을 살펴볼 수 있다”고 비교했다.

이어 “액상세포검사는 체액, 소변, 점액질 등 신체 기관의 탈락세포만으로 검사해 굉장히 간편하고 가격이 싸다”며 “CT검사가 정확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고비용을 지불하고 고통을 수반하면서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특히 조기검사 단계에선 액상세포검사가 적합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다인과 경쟁사의 액상세포검사 비교. (제공=바이오다인)


비부인과 판매가 높아...예상 이익 500억

비부인과 검사키트 관련 전망 매출과 이익이 적지 않다는 계산이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비부인과 진단키트는 자궁경부암의 10% 수준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자궁경부암은 국가가 주도하는 정기 검진항목이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 지원이 있어 수요가 많다. 하지만 비부인과 진단키트는 선진국으로 수요가 한정돼 있고, 자궁경부암처럼 2년 주기 검사항목이 아니다”고 비교했다.

하지만 매출과 이익 측면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자궁경부암은 로열티 수익을 취하지만, 비부인과 검사키트는 직접 제품을 생산해 로슈에 납품한다”며 “공급단가가 로열티의 3배 이상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즉, 비부인과 매출이 자궁경부암 10분의 1 수준에 그쳐도, 실제 매출은 자궁경부암의 3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단키트 납품가는 3000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 연간 3000만~4000만명 수준의 진단이 이뤄진다고 보면 1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중 40~50%인 400억~500억원이 바이오다인의 영업이익이 된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로슈가 곧 출시할 LBC 장비와 호환성이 높기 때문에 장비가 깔리면 자연히 비부인과 키트의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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