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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임드바이오 1.4조 빅딜'…베링거-K바이오 제휴 옥석 가리기
  • 등록 2025-10-20 오전 7:20:01
  • 수정 2025-10-20 오전 7: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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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개발사 에임드바이오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기재했던 ‘10월초 기술이전 예정’ 대상이 베일을 벗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이하 베링거)과 총규모 9억 9100만 달러(약 1조 4000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했다. 그간 베링거가 국내사와 체결한 계약 중에서 규모는 중위값 수준이다. 베링거가 기술계약을 체결했던 국내사들과는 모두 계약을 해지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신약 연구개발(R&D) 완주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에임드바이오, 올해 매출 410억·영업이익 208억 예상

한정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업개발 및 기술계약(BD&L) 전무는 16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베링거인겔하임은 기술도입에 있어서 인체임상 개념검증(PoC)을 굳이 원하지 않으며 주로 전임상 단계 얼리 에셋(early asset)에 관심이 많다”며 “특히 한국의 다이내믹과 창업정신이 인상적이어서 작년 BD&L 현지 사무소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한 전무는 “(에임드바이오와는) 타이밍이 좋았다. 독성 실험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었고 타깃과 페이로드의 개수 등 거의 모든 요건이 (당사가) 찾던 것과 일치했다. 더불어 베링거의 모든 질문에 광범위하고 상세하면서도 적절한 데이터로 답변하는 신속성(agility)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 전무는 “이번 파트너십의 유형은 독특하다”며 “에임드바이오가 임상의 스폰서이며 특정시점에 (베링거인겔하임이) 이를 넘겨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 7000억원의 몸값으로 출사표를 던진 에임드바이오에게 베링거와의 기술이전은 세번째 사업개발 실적이다. 앞서 회사는 작년 12월 미국 바이오헤이븐에 ‘AMB-302’를 , 올 5월 국내 SK(034730)플라즈마 대상으로 ‘AMB-303’을 각각 기술이전했다. 이어 다국적제약사 베링거를 대상으로 ‘AMB-304’를 기술이전했다. 모두 전임상 단계의 ADC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에임드바이오는 올해 연매출 410억원, 영업이익은 208억원을 각각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에임드바이오가 바이오헤이븐에 기술이전한 AMB-302 파이프라인의 마일스톤 달성에 따른 기술료 수령 및 올해 기술이전한 SK플라즈마와 베링거로부터 수령하는 선급금을 추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계약 보다는 베링거 대상 해외 계약의 선급금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에임드바이오는 바이오헤이븐에 기술이전한 AMB-302가 올 3월 임상 1상을 시작했다. SK플라즈마에 기술이전한 AMB-303의 경우에는 2029년 임상 1상을 완료한 후 임상 2상을 진입하는 단계에서 제 3자에게 글로벌 기술이전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기술이전한 AMB-304는 2026년 7월 임상 1상을 시작하는 게 잠정적인 계획이다. 이 외에도 AMB-305와 AMB-306 파이프라인을 준비 중이다.

회사의 다음 ‘한방’을 묻는 이데일리에 허남구 에임드바이오 대표는 “현시점에서 추가로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베링거의 4번째 ‘한국 딜’…이전 건은 모두 ‘기술반환’

K-바이오의 기술이전 딜은 업계에 고무적인 성과다. 다만 신약의 최종 승인 및 상업화라는 큰그림에 있어 기술이전은 결승선이 아닌 출발선일 수 있다. 더욱이 기술이전 계약의 ‘총 규모’는 임상 단계 진전에 따른 단계적 마일스톤을 포함하는 것이라 파트너 사의 성공적인 R&D 완수가 필수적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에임드바이오와의 기술계약은 국내에서 체결한 네 번째 사례다. 앞서 체결했던 세 건의 기술계약은 모두 중도 해지한 점이 주목된다. 모두 총 규모 1조원 중후반대의 딜이었지만 회사들이 실수령한 금액은 600억원 안팎에 그친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2015년 한미약품(128940)의 내성표적폐암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했다가 1년여 만에 기술반환했다. 2019년에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현 파라택시스코리아(288330))의 폐섬유증(IPF)치료제 후보물질과 유한양행(000100)의 대사이상지방간염(MASH)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도입한 후 각각 2020년과 2025년에 반환했다.

특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경우 2019년 코스닥에 상장을 이룰 당시 베링거에 기술이전한 내용을 높게 인정받았지만 이후 기술반환이라는 역풍을 맞아 R&D 전략 및 자금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회사는 베링거로부터 반환 받은 BBT-877 파이프라인을 직접 개발하는데 역량을 쏟았지만 기대했던 바와 다른 데이터를 수령해 계획이 좌절됐고, 올 6월 미국 파라택시스홀딩스에 인수되어 현재는 비트코인을 매집하는 디지털자산운용사로 변신했다.

앞선 3개사의 사례와 에임드바이오 사이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년 베링거가 국내에 사업개발 및 기술계약(BD&L) 부문을 신설한 것이다. 일본에 뒀던 부문을 한국으로 옮겨온 점에서 국내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모습으로 비춰진다. 국내사들과 보다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베링거의 품에서 ‘AMB-304’가 신약승인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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