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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제약사 ‘오너 3세’ 승계 착착
  • 백인환 대원제약 전무, 부사장 건너뛰고 사장 승진
  •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 취임으로 승계 구도 굳히나
  • 신신제약, 故 이영수 명예회장 지분 상속…장자 승계 완료
  • 美 유학파 출신 多…해외 선진 경영 접목해 조직문화 개선
  • 등록 2023-01-01 오후 3:51:15
  • 수정 2023-01-01 오후 3:51:15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대원제약(003220), 제일약품(271980), 신신제약(002800) 등 중소제약사들의 오너 3세 승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신신제약의 경우 지분 승계까지 마치면서 장자 승계를 완료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제약사들이 오너 3세로 경영 승계를 하거나 지분 승계까지 마쳤다. 오너 3세는 대부분 미국 유학파 출신이라 보수적인 제약업계 분위기를 쇄신하고, 글로벌 사업을 펼치는 데 관심이 많다는 게 업계 평가다.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 (사진=대원제약)
대원제약은 1일자로 백인환 전무가 경영 총괄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번 인사는 부사장 직급을 건너뛰고 바로 사장으로 승진 발령된 것이다.

1984년생인 백 사장은 창업주인 고(故) 백부현 선대회장의 장손이며 2세인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다. 백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승계를 예고했다.

백 사장은 미국 브랜다이스대학교(Brandeis University) 경제학과 졸업 이후 삼정 KPMG에서 근무하다 2011년 대원제약에 입사했다. 그는 대원제약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한 이후 해외사업부, 헬스케어사업부, 신성장추진단 등을 두루 거쳤다. 2018년부터 마케팅 업무를 맡기 시작해 2019년 전무로 승진하고, 지난해 마케팅본부장이 됐다.

대원제약은 1996년 백 선대회장이 타계한 이후 장남인 백승호 회장과 동생인 백승열 부회장이 이끌어왔던 ‘형제 경영’ 기업이다. 백 부회장은 최대주주(14.38%), 백 회장은 2대 주주(12.64%)로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백 회장은 2019년 백 사장에게 지분 58만주(2.95%)를 증여하면서 지분율이 줄었다. 백 부회장은 백 이사가 2019년 입사한 이후 지분을 넘긴 적이 없다.

향후 백 사장과 백 이사에게 지분 승계가 이뤄지면서 ‘사촌 경영’으로 이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대원제약 최대주주인 백인영 이사는 이번에 승진하진 않았지만 담당 영역이 일반의약품(OTC) 사업으로 확장돼 백 사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약품의 오너 3세인 한상철 부사장도 1일자로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사장은 창업주인 고 한원석 회장의 손자이자 한승수 제일파마홀딩스(002620) 회장의 장남이다. 한 사장은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로체스터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6년 제일약품에 입사해 항암사업부와 마케팅, 경영기획실 등을 거쳐 2015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한 사장은 제일약품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파마홀딩스의 대표이사 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이번에 핵심 계열사인 제일약품 사장 승진으로 승계 구도를 굳혔다는 평가다. 한 사장의 동생인 한상우 상무도 이번에 전무로 승진했다.

지분 승계는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제일약품의 최대주주는 지분 49.25%를 보유한 지주사 제일파마홀딩스다. 한 회장과 한 사장은 제일약품의 지분을 각각 3%, 0.61% 쥐고 있다. 제일파마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한 회장으로 5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 사장과 한 상무의 지분율은 각각 9.7%, 2.85%다.

이병기 신신제약 대표이사 (사진=신신제약)
신신제약은 최근 이병기 대표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장남 승계를 완료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해 미국 미시간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명지대 교수로 27년간 일했던 이 대표는 2018년 1월 신신제약 대표로 부임해 가업 승계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지난 7월 창업주 고 이영수 명예회장이 향년 96세로 별세하면서 이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26.38% 중 86%를 이병기 대표가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이 대표의 지분율은 3.63%에서 26.36%로 오르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하면 지분율이 51.6%까지 오른다.

이 대표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은 김한기 회장(지분율 12.63%)은 이 명회회장의 사위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회장으로 승진하고 이 명예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같은해 3월에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해 김한기·이병기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병기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김 회장은 해외 사업에 집중하며 이 대표를 측면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력이 오래된 제약사들이 많다 보니 오너 3세로 승계를 진행 중이거나 마친 업체들도 늘고 있다”며 “요즘 오너 3세들은 미국 유학파 출신이 많아 해외의 선진적인 경영 방식을 접목하면서 보수적이었던 국내 제약업계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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