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바이오 월간맥짚기]美서 선보일 ‘키트루다SC’부터 위고비 업은 종근당·ESMO 주목
  • 등록 2025-09-29 오전 7:30:15
  • 수정 2025-09-29 오전 7:30:15
이 기사는 2025년9월29일 7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2025년의 마지막 분기 시작인 10월에는 주요 학회가 잇따른다. 최근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학회 참석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학회에서 이전에 공개하지 않았던 임상시험의 주요 데이터를 발표하는 곳이 있어 주목할만하다.

최근 피하주사(SC) 제형 키트루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키트루다 큐렉스’의 9월 말 미국 출시도 예상된다. 앞으로 알테오젠(196170)이 수령할 조 단위 로열티의 시작이 될 첫 판매 마일스톤은 4분기 중 인식될 예정이다.

지난 1년간 직접 영업·마케팅을 했던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약이 ‘위고비’ 판매를 위해 한국 파트너사와 손을 잡은 것도 특기할 부분이다. 국내 출시 열흘만에 1만8000여건이 처방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인 비만약 ‘마운자로’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 마운자로 단독 판매 입장을 고수하는 한국릴리가 위고비에 대응해 한국 파트너사를 찾을지도 관전포인트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올린 ‘해외 생산 의약품 관세 100% 적용’이라는 카드가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美정부, 의약품 100% 관세부과 예고…향방은?

지난 9월26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월1일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해외 생산 의약품에 100%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주 수출국인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린다.

미국 의약품 관세에 가장 영향받을 국내 업체로는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롯데바이오로직스, 바이오시밀러 업체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068270)은 물론, 보툴리눔톡신을 취급하는 휴젤(145020), 대웅제약(069620), 메디톡스(086900) 등이 꼽힌다. 업계는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발표가 백악관의 공식적인 정책 발표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SNS에 올라온 내용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SK바이오팜(326030), GC녹십자(006280), 차바이오텍(085660)의 자회사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 등은 미국에 생산공장 등을 갖추고 있어 관세 영향권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다는 평가다. SK바이오팜은 매출의 99%가 미국에서 나오지만 지난 2021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위탁생산(CMO) 생산시설을 마련해 지난해 FDA로부터 생산승인을 받았다. FDA 허가 의약품인 ‘알리글로’를 보유한 GC녹십자는 미국에 혈액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여기서 공급받는 미국산 혈장을 원료로 알리글로를 생산한다. 향후 미국 정부가 원료와 완제의약품에 대해 어떻게 관세 부과를 구분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알테오젠, 조 단위 매출의 시작…美 판매 개시

지난 9월20일 FDA가 예상보다 이르게 키트루다SC ‘키트루다 큐렉스’(키트루다 Qlex)를 품목허가하면서 미국 출시 예상일자도 10월 초에서 9월 말로 앞당겨졌다. 지난해 11월 미국 머크(MSD)가 키트루다SC 임상 3상 성공을 발표한 지 1년 만의 출시다.

키트루다SC에는 대용량의 항체의약품을 기존 정맥주사(IV) 방식이 아니라 SC로 투약할 수 있게 하는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 ALT-B4가 적용됐다. 기존 키트루다 IV제형은 투약에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지만 ALT-B4 적용으로 키트루다 큐렉스는 단 1~2분 만에 주사할 수 있게 됐다.

알테오젠은 향후 발생할 키트루다SC의 순매출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는다. 기존 IV방식의 키트루다가 연간 약 41조6000억원(2024년 기준, 29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이기 때문에 향후 알테오젠이 수령할 로열티 규모에 관심이 모인다.

먼저 FDA 승인에 따른 수백억원 상당의 ‘첫 판매’ 마일스톤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마일스톤은 오는 4분기 실적으로 인식될 전망이다.

이후 알테오젠은 누적 매출 36조원(약 20억 달러) 달성시 마일스톤 1조4000억원을 수령할 수 있다. 이후엔 매년 판매 실적과 연동한 매출 로열티를 받게 된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로열티가 매출의 4~5% 수준일 것으로 본다.

오는 2028년 키트루다 전체 매출액의 60%가, 2034년까지는 IV 병용 시장까지 포함해 80%가 키트루다 큐렉스로 대체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30년 키트루다 연 매출을 최대 422억7000만 달러(약 60조원)로 추정한다.

아울러 키트루다SC의 연내 유럽 승인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인체용 의약품위원회(CHMP)가 키트루다SC의 승인을 권고하면서 유럽 시장 진출 시계도 빨라졌다.

한편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알테오젠은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모든 조건이 마련된 상태로, 빅파마와 연내 1~2건의 기술이전 목표도 유지 중”이라며 “키트루다 큐렉스의 FDA 승인 여부가 계약 상대의 마지막 의사 결정요소여서 지금까지 발표되지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곧 기술수출 공시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고비vs마운자로 대전…종근당 ‘팀위고비’ 합류

10월1일부터는 종근당이 위고비의 국내 영업·마케팅을 담당한다. 위고비가 지난 8월 출시된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를 확실하게 따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위고비는 1년 간 국내 파트너 없이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약이 직접 영업·마케팅을 하고 유비케어(032620), 쥴릭파마코리아, 블루엠텍이 유통을 맡아왔다. 한국 노보, 유비케어, 쥴릭, 블루엠텍으로 구성된 ‘팀위고비’에 만성질환·당뇨·비만 치료제에 영업력을 가진 종근당이 합류하는 것이다.

종근당으로서도 이번 공동판매 계약은 케이캡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종근당은 케이캡이 국내 출시되던 첫 해(2019년)부터 HK이노엔과 공동판매를 진행했지만 지난 2023년 말 HK이노엔(195940)이 파트너사를 보령(003850)으로 바꾸면서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공백이 발생했다. 이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음에도 지난해 종근당의 전사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만 2000억원 어치 매출을 기록한 위고비가 종근당의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종근당은 연 매출 1000억원대의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은 물론 비만치료제 ‘큐시미아’ 등 다양한 만성질환치료제의 공동판매 경험이 있는 만큼, 한국 노보보다 적극적으로 영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종근당 관계자는 “큐시미아로 확보한 영업망을 활용해 글루가콘 유사 펩타이드(GLP)-1이라는 시장을 새롭게 개척함으로써 비만치료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운자로는 현재 한국릴리의 직판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한국릴리 역시 위고비의 ‘종근당’ 역할을 할 공동판매 파트너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트너사 선정은 겨울방학·새학기로 인한 비만약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기 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에 대해 한국릴리 관계자는 “마운자로는 한국에서 직판체제로 판매 중이며 파트너사 선정과 관련된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연합뉴스)


바이오재팬·ESMO·CPHI 개최…눈여겨볼 발표는?

10월에는 유럽종양학회(ESMO)를 비롯해 바이오재팬, CPHI 월드와이드, 유럽핵의학회(EANM) 등 주목해야할 행사들이 많다. 국내 기업들도 학회에서 부스를 차리기 위해 준비 중이거나 포스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먼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종양학회 중 하나로 꼽히는 ESMO는 4분기 제약·바이오 업계의 큰 장 중 하나다. 특히 ESMO의 연례학술대회에서는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텍들이 항암제와 관련된 주요 임상데이터를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퓨쳐켐(220100)은 ESMO에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FC705의 국내 임상 2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다. 지난해에는 유럽핵의학회(EANM)에서 FC705 임상 1상 결과를 구두 발표하기도 했지만 올해 EANM에서는 발표없이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참석만 할 예정이다.

FC705는 국내 임상 2상을 지난해 9월 종료하고, 지난 9월4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임상 3상을 허가받아 3상 개시를 준비 중이다. 진행 중인 미국 임상 2a상은 최근 마지막 환자 투약이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 임상결과보고서(CSR) 수령을 예상하고 있다.

한미약품(128940)은 차세대 표적 항암신약으로 개발 중인 EZH1·2 이중저해제 HM97662의 글로벌 임상 1상 결과를 ESMO에서 공개한다. HM97662는 진행성 및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항암제로, EZH1·2는 암세포 성장 및 분화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이 두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할 경우, 암 유발 기전과 관련된 PRC2(Polycomb Repressive Complex 2) 복합체의 기능을 차단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EZH2 단일 억제제보다 강력한 항암 효과가 기대되며 내성 문제도 극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HK이노엔도 CPHI월드와이드 및 바이오재팬에 참석해 회사를 알린다. HK이노엔 관계자는 “CPHI에서 10년 연속 부스를 내고 있다”며 “케이캡은 물론 신규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적극 홍보하며 회사의 R&D 역량과 경쟁력을 시장에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바이오텍들의 학회 참석은 예년보다 저조한 모습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전 정부의 R&D 예산 감축, 신약개발사에 대한 벤처캐피탈(VC)의 투자기피 풍조, 기업공개(IPO) 요건 강화 등으로 바이오텍의 자금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회사들이 학회 참석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라며 “파트너십에 성공하려면 다양한 학회에 참석해 기회마다 회사와 약물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로 인해 중소 바이오텍의 기술수출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