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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兆단위 기술수출에도… 바이오오케스트라 기평 탈락, 왜?
  • 1조원대 기술수출에도 BBB, BBB등급으로 '탈락'
  • 계약금, 후속 파이프라인 지적받았을 가능성 제기
  • 등록 2023-08-25 오전 11:30:40
  • 수정 2023-12-11 오후 5:28:58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조(兆) 단위 기술수출로 주식 상장 전부터 바이오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이오오케스트라가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했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사업성이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류진협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표.(제공= 바이오오케스트라)
2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최근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BBB, BBB 등급을 받아 탈락했다. 기술성 평가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평가기관 2곳에서 기술성과 사업성에 관한 35개 평가 항목을 심사해 등급이 결정되며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당초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였다.

취재 결과 평가 기관에서는 바이오오케스트라가 글로벌 제약사와 맺은 기술수출 계약상 업프론트(계약금)가 너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올해 3월 뇌 표적 고분자 기반 약물전달체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에 최대 8억6100만 달러(약 1조1400억원) 규모로 기술을 이전했다. 하지만 바이오오케스트라는 당시 모든 마일스톤을 달성했을 때만 받을 수 있는 계약규모 외에 계약금과 계약상대방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여기다 평가 기관에서는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사업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기술성 평가 업체들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인 경우 3년 뒤 미래 추정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다. 올해 심사를 받는 업체의 경우 늦어도 2026년부터는 매출이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 진행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3년 뒤에도 매출을 일으키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업프론트 금액이 지나치게 작았던 것이 문제가 됐던 것 같다”며 “업프론트가 너무 적으면 향후 매출 추정이 어렵기 때문에 사업성 측면에서 높은 등급을 받지 못했을 수 있다”며 “여기다가 후속 파이프라인과 관련해 기술수출을 협상하는 업체들의 리스트를 적어내라고 했다. 회사 측이 이 부분을 제대로 작성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오오케스트라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회사인 아리바이오도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치매 신약 후보 물질 ‘AR1001’을 앞세워 상장을 노렸다. 하지만 아리바이오는 2018년, 2022년과 올해까지 모두 3번 기평에서 탈락했다. 아리바이오도 AR1001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3상을 승인받고 국내 삼진제약에 1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을 하는 등 기평 통과 기대감을 키웠다.

이처럼 기술력을 인정받고 대규모 기술수출을 해도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뚜렷한 사업성을 증명해내지 못하면 기술성 평가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오케스트라가 기술수출한 리보핵산(RNA) 약물 전달 플랫폼 ‘BDDS’는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후보물질 BMD-001를 포함해 7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전무하다.

업계 관계자는 “마일스톤이 아무리 높아도 후속파이프는 4~5년 뒤에나 팔 것 같다고 평가를 하면 기술 심사하는 곳에선 너무 멀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매출이 제로(0)인 회사로 평가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오케스트라 관계자는 “연구 개발에 지속적으로 매진하고 기술성 평가도 다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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