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큐라티스(348080)가 4조원에 달하는 필리핀 결핵 시장 공략을 위해 청소년 및 성인 대상 결핵 백신 QTP-101 임상 시험을 승인받은데 이어 동시에 현지 판매를 위한 현지 법인 설립까지 나서는 모습이다.
큐라티스는 필리핀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뒤 지난해 큐라티스 지분을 확보한 현지 파트너 ‘린프라’를 통해 필리핀 정부와 적극 소통하며 시장 진출 시점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 큐라티스 오송 공장. (사진=큐라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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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큐라티스는 최근 QTP-101 임상 2b·3상을 계획서를 제출한 필리핀 현지에 임상 진행을 총괄하고 수출 관련 업무 등을 맡기 위한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
큐라티스 관계자는 “필리핀 현지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현지 투자 파트너와 함께 업무를 진행 중”이라며 “현지 법인을 통해 QTP101 임상 진행을 위한 지원 업무가 더욱 활발하고 원활하게 촉진돼 조기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법인의 경우 지사와 달리 현지 세금 감면 등의 혜택 적용이 가능하며 현지 자금 조달이 비교적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본사와 별개로 현지에서 제품 생산 및 판매 등 현지 상황에 맞춘 사업 진행이 가능해 국내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등 일부 국가에서는 현지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현지 법인 설립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큐라티스는 결핵 백신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없도록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결핵 퇴치 추진하는 필리핀에서 가능성 높여큐라티스가 필리핀에 법인까지 설립하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성에 있다.
필리핀은 인구 10만명당 결핵 환자가 650명에 달할 정도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결핵 유병률을 보인다.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하루 평균 약 70명으로, 결핵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전세계 결핵 발병률 2위, 환자 발생자수 4위, 환자수 4위의 필리핀은 미흡한 인프라와 인식 부족, 영양 부족, 열악한 의료시설, 치료 비용 부담 등으로 지금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결핵 백신 시장 규모가 4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 역시 결핵 예방을 위한 BCG백신을 소아 연령대에 의무접종해 접종률이 75%에 달하지만 접종 10~15년 뒤 백신 효과가 줄어든 이후 결핵 예방에 대한 관리가 부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필리핀 대통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는 결핵 퇴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필리핀은 보건부장관 주도 ‘결핵관리지침’을 만들어 결핵 조기 발견 및 예방을 위한 결핵 퇴치 프로그램(PTS)을 운영 중이다. 이런 측면에서 QTP-101의 빠른 임상 진행 및 품목허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당국 협의엔 지분투자 현지 기업 도움 기대”큐라티스가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QTP-101 생산 및 판매 루트를 확보할 예정이라면, 품목허가 등 현지 규제 당국과의 협의는 지난해 큐라티스에 지분 투자한 필리핀 현지 기업 ‘린프라 코프’(이하 린프라)와 협력한다.
필리핀의 통신정보(ICT) 인프라 기술 기업 린프라는 최근 바이오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확대하면서 향후 필리핀 결핵 백신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주목, 큐라티스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말 큐라티스는 린프라 등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포함해 약 16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마무리지었다.
린프라는 필리핀 현지 국가중점개발산업인 ‘ICT 및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며 정부 당국과 협력하고 있었던 만큼 큐라티스 QTP-101의 품목허가 및 협의에 있어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큐라티스 관계자는 “린프라가 현지 사정에 밝기 때문에 현지 법인 설립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다수의 정부 관련 사업을 해온 기업인 만큼 허가 관련된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가 2035년까지 결핵 종결을 선언한 뒤 새로운 결핵 백신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는 중”이라며 “전세계적으로 동남아 지역에 결핵 환자가 많은 만큼 이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 국가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