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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생태계에 녹아들자[바이오, 해외에 답 있다]⑤
  • 등록 2025-02-22 오후 5:00:00
  • 수정 2025-02-22 오후 5:00:00
바이오산업은 ‘굴뚝 없는 첨단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세계 비만·당뇨치료제 시장을 이끄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최근 국내 총생산 규모(GDP. 400조원)를 넘어섰다. 글로벌 신약 하나가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우리 기업들도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 노력을 글로벌 기업도 지켜보기 시작했다. 홍순재 바이오북 대표를 통해 한국 바이오산업의 현실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세부적인 방법론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홍순재 바이오북 대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쉽지 않은 건 사실 언어 장벽이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업계의 경직된 문화와 관행도 적지 않은 걸림돌이다. 바이오USA 등 해외 대형 행사의 의존도가 너무 높은 점도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고민해 봐야 한다.

대형 국제 행사에 참가할 경우 항공, 숙박, 입장료 등 1인당 대략 800만~1000만원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한국기업들의 대형 행사 선호도는 매우 높다. 2024년 바이오USA에 1만 3000명의 한국인이 참여해 주최국가인 미국 다음으로 많았다. 우스갯소리로 한국에서 못 만났던 지인들을 바이오USA에 가면 만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해외 대형 행사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수차례의 화상 미팅을 통해 서로 이해도를 충분히 높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미팅 대상자의 프로필 및 라이선스 패턴분석, 예상 질문 및 답변 등에 대한 리허설도 필요하다.

‘남들 가니 나도 간다’는 관행적인 접근이나 ‘지원기관에서 비용 대주니 한번 가보자’는 시도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행사 참석 자체가 성과가 될 수는 없다. ‘빅파마’를 만났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다. 치밀한 사전 전략과 준비가 수반돼야 한다.

(자료=바이오북)


실제로 글로벌 생태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해외 인재들과 팀을 이룬 ‘글로벌 기획창업’이 궁극적인 방법이라는 의견이 많다.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창업기획사가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그 분야의 핵심 기술자를 선임하고 나머지 회사 구성원들을 선발해 창업을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술개발자는 한국인, 사업개발자는 미국인, 재무관리 및 투자유치는 인도인이 담당하는 식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글로벌 기획창업의 성공사례를 보여줬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선구자인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을 존경한다. 1990년대 해외에서 한국 가요의 존재감이 거의 없던 시절 글로벌 팀 빌업(Build up)을 통해 오늘에 이르게 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한국 바이오는 글로벌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우수한 연구자들과 정부의 전폭적인 창업지원 정책, 5대 대형 종합병원의 뛰어난 임상 인프라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다른 업종과의 교류가 부족하고 폐쇄적인 문화가 아쉬운 부분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보여 준 개방형 혁신을 통한 성공 방정식을 적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주요 핵심인력은 외국인을 영입해 언어, 문화, 네트워크의 한계를 극복해 보자는 제안이다.

(자료=바이오북)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제약바이오벤처 혁신 생태계 조성방안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실사구시적 전략들이 대거 포함돼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획창업 활성화를 위해 컴퍼니빌더 트랙을 도입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핵심정보를 글로벌 제약사들에 영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다자외교 전문가이면서 글로벌 감각을 갖추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해외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의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 지역의 엑셀러레이팅 사업은 초기 지원금과 함께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네트워크 구축에 효율적이다.

이제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해외 시장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정보를 습득하면서 적극적인 네트워크 구축 노력을 지속하다 보면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다. K바이오가 한국 경제를 선도할 주력산업으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았다.

(자료=바이오북)


마감

가장 먼저 블록버스터 등극할 K신약은?

1. 유한양행 렉라자

518명( 50% )

2.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156명( 15% )

3. 셀트리온 짐펜트라

171명( 16% )

4. 기타(댓글로 작성)

185명(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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