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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사안에 美 신약허가 또 미끄러진 진양곤 HLB 회장[화제의 바이오人]
  • 지난해 5월 이어 2차 CRL 수령…中 항서제약 CMC 때문
  • ‘HLB그룹株 쇼크’…“바이오 업계 전반으로 퍼지진 않아”
  • “FDA 재심사 5월, EMA 허가 7월 신청”…다급한 진 회장
  • 등록 2025-03-23 오후 6:02:49
  • 수정 2025-03-24 오전 10:59:38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이번주 바이오업계에서 이목이 집중된 인물은 단연 진양곤 HLB(028300)그룹 회장이다. 지난 21일 새벽 3시 진 회장의 기습 발언은 바이오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진 회장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한국 시간으로 밤 11시 37분에 다시 한 번 보완요청서, 즉 CRL(보완요구서한)을 보내왔다”는 한 마디에 HLB그룹주가 속절없이 무너져내렸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21일 새벽 3시 공식 유튜브를 통해 2차 보완요구서한(CRL) 수령 사실을 밝혔다. (자료=HLB 공식 유튜브)
‘HLB그룹주 쇼크’…바이오 업계 전반으로 퍼지진 않아

이날 HLB의 주가는 장이 열리자 마자 전날 대비 29.97% 하락한 4만6500원을 기록하며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자간담회 소식에 하한가가 잠시 풀렸으나 결국 하한가로 마감했다. HLB제약(047920)(-29.92%), HLB생명과학(067630)(-29.94%) 역시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HLB글로벌(003580)(-18.09%), HLB제넥스(187420)(-15.54%), HLB(028300)사이언스(-14.95%), HLB바이오스텝(278650)(-14.71%), HLB파나진(046210)(-14.32%), HLB테라퓨틱스(115450)(-7.37%), HLB이노베이션(024850)(-6.60%)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행히도 HLB의 충격은 바이오업계 전반으로 미치진 않았다. 일례로 같은날 에스씨엠생명과학(298060)은 전일 대비 주가가 20.1% 오른 1335원으로 20.16% 급등했고 큐리언트(115180)도 8700원으로 16% 상승했다. 티움바이오(321550)(15.22%), 젬백스(082270)(14.29%), 티앤알바이오팹(246710)(14.29%), 메지온(140410)(12.74%) 등 강세를 보인 바이오주도 적지 않았다.

비교적 시장의 충격이 적었던 데에는 일종의 학습 효과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리보세라닙 쇼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쇼크 때는 바이오업계는 물론 코스닥 시장까지 무너져내렸다면 두 번째 쇼크 때는 HLB그룹주가 전부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번에는 HLB그룹주 중에서도 일부만 하한가를 기록했다.

리보세라닙은 중국계 미국인 연구자인 폴 첸 박사가 2004년 물질 특허를 받고 20년 넘게 개발해온 신약후보물질이다. 2019년 6월에는 위암 3차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실시한 결과 1차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가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하자 코스닥 시장이 흔들렸다. 해당 임상 결과 발표 직후 HLB의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한 것은 물론, 상승세를 타던 코스닥지수도 꺾이면서 700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후 HLB는 리보세라닙의 적응증을 위암 외에도 선낭암, 간암 등 다양하게 확장시켜왔다. 진 회장은 2019년 해당 임상 결과 발표 이후 2020년까지 리보세라닙을 위암 3·4차 치료제로 FDA에 신약허가신청(NDA)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HLB가 NDA를 신청한 시기는 2023년 5월이었다. 적응증도 간암으로 바뀌었고, 단독요법이 아닌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병용하는 요법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FDA의 관문을 뛰어넘기엔 녹록지 않았다. HLB는 지난해 5월 1차 CRL을 수령하면서 HLB그룹 상장사 9곳의 주가가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HLB그룹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5조275억원이 증발했다.

“FDA 재심사 5월, EMA 허가 7월 신청”…다급한 진 회장

그럼에도 진 회장은 “조금만 더 인내하고 기다려주시면 결과를 만들어주겠다”며 빠르면 오는 7월 FDA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이는 재심사를 신청할 경우 FDA가 클래스1으로 분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진 회장은 “재허가에 최장 2개월 걸릴 것이라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최악을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클래스1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FDA가 재심사 서류를 신청받고 나서 클래스1으로 분류하면 2개월, 클래스 2로 분류하면 6개월 심사 후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진 회장은 지난해에도 클래스1 분류를 자신했으나 클래스2로 분류된 바 있다. 진 회장은 “1차 CRL에 비해 내용이 훨씬 경미하기 때문에 이전과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약품청(EMA)에 오는 7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간암 치료제 품목허가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 회장은 “유럽 EMA 허가 신청은 7월에 진행된다”며 “이미 다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다만 이 발언은 진 회장의 마음이 앞섰던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간담회 직후 회사 측은 “실제 유럽 허가 신청은 9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해왔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오는 5월에 재심사 신청 서류를 제출하고 7월에 승인 여부를 결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한 투자자는 “너무 타이트한 일정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부풀리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면서 “차라리 좀 늦더라도 보다 현실적인 일정과 계획을 밝히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업계에선 진 회장이 오는 31일 오전 9시 대전광역시 유성구에서 열릴 HLB의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진 회장은 이번 정기주총에 참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진 회장이 주총장에 정말 등장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주주들의 분노를 어떻게 달랠지도 궁금한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진양곤 HLB 회장 약력

△1966년 부산광역시 출생

△1990년 원광대학교 법학과 졸업

△1993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95년 부산은행 서울지점 근무

△1998년 평화은행 국제부 근무

△2002년 골든라이트 대표

△2006년 현대라이프보트 회장

△2009년 2월 하이쎌 회장

△2013년 3월~현재 HLB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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