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국내 첫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큐라티스가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임상을 진행한다. 아울러 지난 2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mRNA 코로나19 부스터샷 임상 1상을 신청했다.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려면 2년여가 남은 상황에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면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큐라티스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국가 3개국과 차세대 mRNA 코로나19 백신인 ‘QTP104’ 현지임상 등 협력을 추진 중이다. 전날 부디 구나디 사디킨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과 만나 이 나라와는 협력방안을 구체화했고 현재 동남아 2개국과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다. 현지임상에는 기본 접종과 부스터샷 임상이 모두 포함될 예정이다.
| (사진=큐라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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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TP104는 큐라티스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mRNA 백신이다. 기존 mRNA 코로나19 백신에 비해 적은 양으로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성분이 없어 이로 인한 면역 반응(사이토카인 폭풍) 및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 반응)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고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최유화 큐라티스 전무는 “저용량군, 중용량군을 거쳐 현재 고용량군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변수가 없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임상 2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에서는 순차적으로 임상이 진행될 경우 QTP104의 국내 상용화 시점은 2024년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미국에서는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돌입한 지 9개월만에 개발부터 생산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식약처는 꾸준히 코로나19에 한해 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조치를 취해왔지만 미국에 비하면 속도가 느리다. 반면 코로나19는 점차 엔데믹으로 가고 있어 자칫 백신 개발 동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연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인 큐라티스로서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동남아 현지임상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신속심사제도가 있는 동남아에서 QTP104 임상을 진행해 해외에서 매출을 낼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 큐라티스의 계획이다. 최 전무는 “동남아시아에는 한국의 국가필수예방접종(NIP)과 유사한 시스템이 있어 정부가 백신을 구입해 접종을 장려하는 구조”라며 “많은 양의 백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임상 결과가 좋으면 전국민에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향후 임상 진행 추이에 따라 현지임상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은 국가에 QTP104 백신 제조시설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큐라티스는 공동개발사인 미국 HDT바이오와 크로스 라이선싱을 맺고 차세대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QTP104 임상에 성공하게 되면 HDT바이오는 미국, 브라질, 인도에서의 판매 및 유통 독점권을 갖게 되고 큐라티스는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13개국의 독점권을 갖는 구조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식약처에 ‘QTP104’ 부스터샷 임상 1상 IND를 제출하기도 했다. 부스터샷 임상에 성공할 경우 국내에서 허가된 다른 코로나19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완료한 성인이 QTP104를 교차투여할 수 있어 엔데믹 이후 백신 접종 수요를 확대할 수 있다.
장외주식거래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큐라티스 주가는 21일 현재 1만1550원으로 시가총액은 약 293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