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4차 예방접종(이하 4차 접종)도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 유효성을 둔 논란도 비례해 커지는 모양새다.
|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주변에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걸어가고 있다. (파리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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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적극적인 곳은 오미크론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유럽이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립 보건국은 4차 접종을 이번 주부터 시작한다. 요양시설 거주자나, 75세 이상 노인, 면역 저하 환자가 대상이다. 영국 국립 보건국은 500만명이 4차 접종을 할 것으로 추정한다.
프랑스 보건부도 지난 15일 4차 접종을 권고했다. 코로나19 백신 3차 예방접종 후 석 달이 지난 만성 질환자, 면역 저하자, 80세 이상 고령층 등이 대상이다. 단 코로나19 백신 3차 예방접종을 하고 3개월이 지나서 코로나19에 걸렸다면 4차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 1회 감염을 코로나19 백신 1회 접종으로 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사망자를 낸 미국도 4차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는 1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 승인을 신청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모더나는 모든 성인에게 4차 접종을 신청한 것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의료기관들이 4차 접종을 적절히 결정하도록 유연성을 부여하려는 조치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나이 또는 기저 질환에 따른 코로나19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밖에도 일본, 베트남 등도 코로나19 4차 접종을 시행하는 방안의 조율에 들어갔다. 특히 베트남은 필요할 경우 코로나19 백신 5차 예방접종까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4차 접종 ‘무용론’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방식의 4차 접종의 감염예방 효과가 아예 없거나 극히 제한적이라는 연구도 공개됐다.
이스라엘 최대 의료기관인 셰바 메디컬센터가 16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한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 3차 예방접종 후 4개월이 지난 274명의 의료진에게 화이자(154명), 모더나(120명)의 4차 접종 뒤 같은 수의 3차 접종자와 비교했다.
연구를 주도한 길리 레게브-요하이 셰바 메디컬센터 감염예방 통제과장은 “4차 접종 1개월 후 면역 글로불린 G(IgG)와 중화항체 수치는 3차 접종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4차 접종그룹의 코로나19 감염률은 비교 대상인 통제그룹보다 근소하게 낮았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 3차 예방접종이 아주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며 “4차 접종은 위험 요소를 가진 인구층의 중증 위험도를 낮춘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달부터 18세 이상 고위험군 180만명에 대한 4차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 4차 접종자는 누적 19만 918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