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한 주(3월 23일~3월 29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이슈를 모았다. 이번 주에는 중국과 인도에서 쏟아지는 초저가 복제약의 공습과 이를 고성능 신약으로 돌파하려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생존 전략이 업계의 최대 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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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가격 파괴’를 앞세운 아시아발 복제약 군단의 침공으로 격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복제약 생산국인 인도와 중국이 본격적인 참전을 알린 가운데, 원조 개발사인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가격 인하와 고성능 신제품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 수성에 나섰다.
세계 최대 복제약 공급 기지인 인도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특허가 지난 20일 만료되면서 초저가 복제약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인도 제약사 에리스 라이프사이언스는 위고비 복제약 주사제 ‘선데이’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가격은 최저 용량 기준 월 1290루피(약 2만 700원)로, 오리지널 제품 가격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닥터 레디스, 선파마 등 40여 개 인도 제약사들도 연이어 복제약 출시를 예고했다. 중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우위안 지네틱 등이 위고비 바이오시밀러 ‘지커친’의 허가 절차를 밟는 등 현지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신흥 시장에서 ‘가격 인하’로 맞불을 놨다. 노보 노디스크는 중국 내 위고비 가격을 약 48% 인하했으며,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기존 대비 80% 급락한 450위안(약 9만 원) 수준으로 책정되며 점유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네릭 군단의 거센 추격에 맞서 글로벌 빅파마들은 ‘성능 차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화이자, 암젠, 로슈, 바이킹 테라퓨틱스 등은 기존 제품보다 투약 편의성을 대폭 높인 차세대 치료제를 2028~2029년 출시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현재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 형태를 넘어 ‘월 1회’ 투여로 간격을 늘리거나, 주사기 없이 간편하게 먹는 ‘알약’ 형태의 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핵심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미 미국에서 알약 형태의 위고비를 선보였고, 일라이 릴리 역시 먹는 비만약 ‘오르포글리프론’의 시판을 준비하며 ‘주사 없는 비만치료’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저가 복제약이 시장에 범람하자 인도 보건당국은 오남용에 따른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인도 보건부는 24일 성명을 통해 “저가 복제약을 의사 처방 없이 온라인 등에서 손쉽게 구매해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과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제 ‘누구나 쓸 수 있는 저가형’과 ‘효능과 편의성을 극대화한 프리미엄형’으로 양분될 것”이라며 “향후 몇 년 안에 환자들이 자신의 경제력과 편의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되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